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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Mar 13. 2023

거류산성과 한려해상과 거북바위, 그리고 봄꽃

고성 거류산

랙야크 100+명산을 찍다 보니 이번에도 고성으로 산행을 간다. 신산(※) 거류산+벽방산 1일2산이다. 지난주에 고성 연화산 갔을 때 시루봉에서 건너편에 보이던 산이다. 나는 1일2산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오늘부터는 작정하고 올라볼 생각이다. 다들 오르는 거니까 나도 사진을 조그만 찍고 부지런히 오르면 가능할 듯하다.


실은 오늘 수원 신나산(※)에서 단양 제비봉을 가려고 신청했는데, 시산제라서 뒤로 미루었다. 고사를 지내고 고사떡에 돼지머리 수육도 준다 하는데 나만 안 먹기도 좀 뭐해서 말이다.


신나산 뿐만 아니라 다른 산악회들도 대체로 1년 동안 산행 안전을 지켜달라고 산신령에게 제사를 지낸다. 우리나라 무속신앙에서 온 것이다. 조금 마음에 안 들지만 어쩔 수 없다. 그냥 시산제에 참여 안 하는 정도가 좋겠다.


기도하고 시작하는 산악회는 아직 보지 못했다. 기독교인들은 거의 산을 안 가는지도 모른다. 걷기만 해도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산행처럼 좋은 운동을 다 놓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한쪽으로 치우치게 신앙생활만 하다가 노후에는 대체로 아프고 그렇다.


그러나 꼭 산행을 한다고 아프지 않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훈련하면 더 건강하 기쁘게  생활할 수 있다.


여고친구 중에 숲치유 전문가가 있다. 주로 고위층이나 유명인들을 상대로 한다는데, 이 친구는 숲을 걷는 상담을 한다. 정신적, 육체적인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체로 숲을 걸으면 낫는다는 것이다.

 

나는 기독교신앙을 가지고 있으니까 걸을 수 있는 자연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오늘도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위해 기도드린다.


거류산은 오전 11시 15분에 당동마을회관에서 오르기 시작한다. 총 6km인데, 시간은 3시간이 주어졌다. 길은 완경사라 비교적 걷기가 좋다.


하얀 꽃이 눈에 확 띄어서 찍어보니 눈부시게 곱다. 꿩의바람꽃과 노루귀다. 두 꽃이 같은 꽃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꽃잎 수도, 생김새도 다르다.


거류산성 종점이라는 표시가 있는 임도길이 나오면서 조금 경사도 더 있지만 그래도 걷기 좋은 길이다. 데크길 옆으로 꽃나무가 엄청 많아서 꽃이 피면 아주 장관이겠다.


거류산성에 가까워지면서 거류산 전설과 거류산성에 대한 안내가 있다. 거류산은 평지에 우뚝 솟아있는 산이어서 '고성의 마터호른'이라고 부르는 산이란다. 그만큼 사방팔방이 확 트여 조망이 좋다. 이름에 얽힌 전설은 어떤 처녀가 밥을 짓고 있다가 산이 걸어가는 걸 보고 놀라서 멈추라고 했단다. 그러자 산이 멈추어서 '걸어산'이라고 불리다가 '거류산'이 되었단다.


거류산성은 소가야시대에 축조되었다고 한다.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산성이다. 거류산성 옆에 돌탑이 높이 쌓여있다. 저 멀리는 한려해상이 조망이 된다. 주변 산들도 담아보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뿌옇다. 조금 아쉽다. 그렇지만 지난주에 다녀온 벽방산은 또렷이 보인다.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돌탑에서 사진을 찍고 돌탑 사이로 한려해상 조망을 한다. 꽃나무들은 이제 막 봉오리를 맺고 있다. 날씨가 맑았으면 정말 환상의 풍경이었을 듯하다.


고성 거류산 정상에서 100+명산 23좌 인증숏 찍는다. 주변조망이 정말 멋지다. 사방팔방이 시원스레 뚫려서 서로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것 같다.


거류산 정상에서 한려해상과 거북바위 조망을 하고 거북바위 쪽으로 간다. 가는 길에 진달래꽃을 만난다. 올 들어 처음 보는 진달래꽂이다. 이제 막 꽃이 피기 시작했다. 암릉구간 살짝 지나서 다리를 건너서 거북위를 향해 간다. 소나무들이 차암 멋지다.


거북바위에서 "거북바위가 어디예요?" 하고 묻는다. 아무리 보아도 너럭바위이지 거북바위가 아니다. 그런데 아래쪽에서 보면 거북이 모양이 나온단다. 거북바위에서 사진 찍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는다.


하산길에는 진분홍 진달래가 꽤나 많이 피었다. 눈  맞추느라고 자꾸만 걸음이 늦어진다. 그래도 어찌하랴! 해마다 보는 꽃이지만 올해는 처음 만나는 진달래 꽃이다. 반가워하는 건 당연하다.


활짝 핀 진달래와 한려해상을 보며 감동감동 산행을 한다. 감동하면 엔도르핀이 팡팡 솟아 젊어진다는데 오늘 한참 젊어졌겠다.


거류산에서 하산해서 오후 2시 20분 감서리(감동마을) 동부농협 앞에서 버스를 타고 10여 분 벽방산주차장 쪽으로 이동한다. 나의 거류산 산행 기록은 총 6.33km, 3시간 소요(휴식, 점심시간 포함) 되었다.


※1. 신산 : 신사산악회

※2. 신나산 : 신나무실산악회

꿩의바람꽃, 노루귀
거류산성
거류산성 돌탑에서
거류산성 정상에서 한려해상과 거북바위 조망
거북바위
진달래
목련, 개불알풀, 개나리
거류산 산행 기록 :  총 6.33km, 3시간 소요(휴식, 점심시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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