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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Mar 19. 2023

가장 먼저 찾아오는 봄, 섬진강 매화축제

쫓비산+섬진강 매화축제(※)

쫓비산은 광양 매화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으로 섬진강을 품에 안다. 호남정맥이 끝나는 백운산 동 산줄기에 솟아오른 것이 갈미봉 쫓비산 자락이다.


쫓비산은 평소에는 찾지 않는 산이고, 100대 명산도 100+도 아니지만, 섬진강 매화제를 할 때 덩달아 아주 인기가 아지는 산이다. 멀리서 매화를 보러 오는 산 마니아들이 매여행만으로 아쉬움이 남아 산행도 하고 매화도 즐기는 산행 코스다.


섬진강 섬진교를 건너면 하동과 광양으로 갈 수 있는데 섬진교 주변 마을과 마을 뒤편은 거의 대부분 매화를 가꾸고 있다, 


3월 중순 매화 개화 시기에 맞추어 청매농원을 중심으로 매화축제가 열린다. 섬진교에서 섬진포구에 이르는 다압면은 매화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중에서 매화마을 청매실농원가장 유명하다.


3월 중순에 만개하는 매화는 6월에 매실열매를 맺어 매실액, 매실장아찌, 매실주, 매실아이스크림, 매실쑥떡, 매실한과 등 다양한 상품으로 만들어져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쫓비산 산행 코스는 대체로 관동마을~개박골재~갈미봉~바람재~쫓비산~삼거리~매화마을~주차장으로 10.7km, 5시간 소요된다. 매화마을~쫓비산~매화마을~주차장 코스는 총 8.5km,  4시간 소요된다.


매화향기 가득한 광양 매화마을 쫓비산은 매화꽃이 만개할 때 가면 그림 같은 섬진강과 매화마을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멋진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나는 섬진강 매화축제를 보려고 2 년 전, 2021년 3월 중순에 광양 백운산+쫓비산에 간 적이 있는데, 백운산을 올라서 매화구경을 제대로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작정하고 간다. 쫓비산을 잘 찾아서 올라가야겠다.


하산은 청매실농원 쪽으로 하는데, 거기가 바로 섬진강 매화축제를 하는 매화마을이다. 매화꽃이 아주 예쁘게 만개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런데 나는 매화꽃을 많이 보려고 청매실농원에서 쫓비산을 오르고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함께 버스를 타고 온 대부분의 산우들은 관동마을에서 내려서 갈미봉~쫒비산~청매실농원 코스를 선택했는데, 몇 사람은 매화마을에서 꽃구경만 한다고 했고, 나는 매화마을에서 쫓비산을 올라가서 을 찍을 생각이다.


관동마을에 산우들을 내려주고, 버스를 타고 매화마을 청매실농원으로 가는데 차가 너무 린다. 그래서 2km 남겨두고 내려서 섬진강을 따라 매화마을로 걸어간다.   15분 정도 걸으니 청매실농원에 도착한다.


홍쌍리 매화마을 매화는 완전 만개를 했다. 올해는 3월 1일부터 3월 19일까지 섬진강 매화축제가 열렸다.  내일까지 매화축제라서 마지막 매화의 예쁜 모습을 보려는 사람들로 엄청 붐빈다. 그래도 매화구경 하면서 천천히 쫓비산 쪽을 향해 간다.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매화를 보기는 처음이다. 매화꽃 속을 걷노라니 황홀지경이다.


파란 섬진강과 매화마을 백매화, 청매화, 홍매화 잘 어울린다. 쫓비산 쪽으로 올라갈수록 매화마을 조망이 좋다. 젊은이들에게 사진 부탁을 하 예쁘게 여러 장 찍어주어 고맙다.


나 혼자 쫓비산을 오른다. 한참 오르니 커플 한 쌍이 점심을 먹고 있다. 뒤를 돌아보니 남산우 님 한분이 산을 오르고 있다. 다른 산악회에서 오신 분이다. 젊어서 산을 너무 무리하게 많이 타서 무릎이 다 망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천천히 느리게' 걸어서 그런지 후유증이 없어 감사하다고 했다. 남산우님이 그게 현명한 거라고 하신다.


도란도란 쫓비산을 오르며 군데군데 만개한 진달래를 담는다. 나무에도 초록이 올라오고 있다. 이제 곧 온산이 푸르러지겠다.


쫓비산 올라갈 때, 중간에 몇 번 정상을 찍지 말고 내려와야 할지 망설였다. 게속 오름길이고 생각보다 정상까지 꽤 멀어서이다. 그래도 산에 왔으면 정상에 오르고 싶은 건 당연한 거다.


오르고 또 올라 쫓비산 정상 기념샷 찍는다. 사람이 많 줄을 서 있어서 그냥 에서 찍고 온다. 정상 전망에서 내려다보니 섬진강과 매화마을이 시원스레 조망이 된다. 날씨가 조금 흐리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는데 실제 날씨는 제법 맑다.


하산길에 자세히 보니까 정상 바로 아래쪽에 진달래군락지가 있다. 꽃이 다 피면 아주 예쁘겠다.


쫓비산을 걷는데 매화마을 축제하는 소리가 산 전체를 울린다. 노래하는  마이크 소리가 크게 들리니 좀 그렇다. 산은 그저 조용히 묵상하면서 걸어야 좋은데 말이다. 매화축제이니 만큼 이것도 한 때다 싶어 이해하면서 걷는다.


멀리서 보는 매화와 가까이서 보는 매화는 또 조금 다른 느낌이다. 눈부시게 하얀 눈꽃송이가 풍성하게 모여있는 모습이 매화마을 집들과 섬진강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다. 그 배경에 서 있노라니  나도 그림인 양 행복하다.


매화마을이 가까워질수록 매화를 가까이서 담는다. 속눈썹이 긴 매화가 수줍은 신부인 양 어여쁘다. 구를 기다리는 걸까? 이몽룡의 성춘향이나 로마오의 줄리엣이나 사랑에 목숨을 거는 10대 순결한 신부들의 축제 같다.


매화마을 백매화를 담으면서 다른 꽃들도 눈 맞춘다. 홍매화, 히어리, 목련, 개나리, 생강꽃도 만개해서 곱다. 하얀 매화들 천국에서 한 그루씩 피어있는 꽃들은 눈에 더 확 띈다.


매화마을 매화가 하산하면서 보니까 더 예쁘다. 전망대에서 오른쪽 왼쪽 조망을 해보는데 그 어느 쪽이라도 활짝 핀 매화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왜 이렇게 매화 보러 오는 사람이 많죠?"

아까 차에서 물어보니 대장님이 그런다.

"매화는 울까지 안 올라와서 그래요. 벚꽃은 안양천만 가도 실컷 보는데 매화는 볼 수 있는 데가 없거든요."

정말 그런가 싶다. 진귀니까 이렇게 먼곳까지 꽃 찾아 삼만리 매화를 보러 오는 것이다.


우리는 쫓비산 산행을 했지만 오전에 꽃구경만 한 사람들은 벌써 가고 없어서 오후에는 한가롭게 매화밭을 거니노라니 참 좋다.


나의 쫓비산+섬진강 매화축제 산행은 청매실농원~삼거리~쫓비산~진달래군락지~삼거리~청매실농원 코스로 총 8.5km, 4시간 소요되었다. 점심도 안 먹고 어찌나 빨리 올라갔다 내려왔는지 시간이 많이 남는다. 하산해서 주차장 위 대리석 의자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는다. 쫓비산 정상도 찍고 매화마을 매화도 실컷 구경을 해서 오늘도 행복한 날이다.

분홍매화, 백매화
청매화, 홍매화
히어리
목련, 개나리
섬진강 매화마을
쫓비산 진달래
섬진강 매화마을
나의 쫓비산+섬진강 매화축제 산행 기록 : 총 8.5km, 4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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