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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끝사랑
이른 봄의 산책
by
서순오
Mar 23. 2023
2
월 입춘 지나고도
아직 손끝 발끝 코끝이 시린
아침 산책길
알싸한 공기를 가르며
금빛 햇살에 그림자 날개를 펴고
개울과 나무와 길의 속삭임
뽀얀 침묵으로 피어나는 하얀 입김
사락사락 언 서리 내린 진흙길
바스락바스락
갈대숲 장단에
머리 위로 내려앉은 찬 이슬 털며
저 푸른 하늘 높은 빈 가지에
포로롱 쪼로롱 까치집 한 가족
하늘과 숲을 넘나들며
성큼 첫 발을 내딛는 봄의
날갯짓
하루 해가 쓰다듬고 간
말랑말랑한 진흙길 밟으며
저녁 산책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징검다리 얼음짱 휘돌며
돌돌돌 봄이 오는 소리
황순원 [소나기] 백우암 [청별]
십
대 소녀로 건너는 징검다리
황톳길 눈이 녹은 자리에
물그림자로 사는 겨울나무
황혼 햇살옷 입고 황금나무
바짝 두 발을 내딛는 봄의 산책
출발! 신호에 눈 맞추고 꿈틀꿈틀
잠자던 싹과 꽃이 일제히 일어나
대지의 가슴을 후비며
온 우주의 신경을 일깨우며
불끈불끈 일어서는 첫사랑
끙끙대며 아프게 피어나는
이른 봄의 얼굴
공주 공산성과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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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순오
직업
에세이스트
그림책작가, 에세이스트. 이화여고, 이화여대, 중앙대대학원, 장신대신대원에서 공부했다. 산행과 여행,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그림책 <탄생>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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