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한철 순간의 벚꽃을 위해 배경이 되는 시간

이화80 친구들과 선유도 명사십리&부안 벚꽃 여행(2)

by 서순오

우리의 렌터카 쏠라티를 타고 선유도에서 부안으로 이동한다. 어느 순간 차 앞면으로 벚꽃길이 확 펼쳐진다. 벚꽃 터널이다. 개암사 가는 저수지 벚꽃길이란다.


병숙이가 벚꽃 옆에 차를 세우고 우리 보고는 내려서 걸어 오란다.

"아주 천천히 최대한 느리게!"

"알았어."


걷는 길은 도보로 한 10여 분 거리가 안 된다. 그런데 그 길에 벚꽃 터널이 진짜 이쁘다.


사진을 100여 장 찍는다. 우리는 사진 전문가가 아니라 많이 찍어도 괜찮은 사진 찾으면 또 몇 장 없다.


부안 개암사 가는 길에 벚꽃이 아주 만개를 해서 예쁘다. 병숙이는 여행가라서 사계절 이쁜 곳을 많이 안다. 그래서 울 친구들 데리고 핫플레이스로만 다닌다. 그래서 병숙이가 운전하고 함께 다니면 아주 쉽게 별 힘도 안 들이고 멋진 곳으로만 여행하며 호사를 누린다.


물론 맛집도 많이 안다. 가성비 짱이면서도 아주 별미인 집으로만 가서 맛탐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때로는 자기 집도 오픈한다. 코로나가 오기 전, 그러니까 몇 해 전에는 대천수산시장에서 횟감과 왕새우 등 장을 봐서는 서천 집에 가서 맛있게 먹은 적이 있다. 너무 고마운 친구이다.


부안 벚꽃길은 저수지와 어우러져 완전 한폭의 그림이다. 이렇게 저렇게 찍어도 이쁘다. 천천히 느리게 걸으면서 벚꽃향에 취한다.


병숙이가 가능하면 천천히 오랬는데 다들 걸음이 빠르다. 내가 사진을 찍다 보니 친구들은 앞서가고 없다. 사람도 별로 없고 혼자 걷는다. 맘껏 벚꽃길과 저수지의 어울림 최상의 프레임을 만들어보며 사진에 담는다. 이렇게 흐드러지게 핀 벚꽃길을 혼자 걷는 거 너무 행복하다.


인물사진은 한 장도 안 찍고 풍경사진만 찍으면서 벚꽃길을 걷노라니 벚꽃과 속삭이며 집중을 하게 된다.


저기 떠 있는 해님도 벚꽃을 한껏 빛나게 비추인다. 옥빛 저수지도 벚꽃을 위해 있는 것 같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하얗게 연분홍 볼이 발그레 웃음을 터뜨린 벚꽃이다. 나도 그렇다. 우리 모두가 벚꽃의 배경이 되는 순간이다.


이제 며칠 후면 모두 떨어져 흙이 될 벚꽃을 위해 기꺼이 엑스트라가 되어 주기로 한다. 해도 산도 저수지도 나도 그대로 있을 것이지만 벚꽃은 봄 한철 순간의 꽃이니까 그래도 괜찮다.


개암사 주차장에 다 와가니 사람들이 조금씩 보인다. 사진 부탁을 하고 벚꽃 앞에 선다. 하트하트 벚꽃에게 마음을 날린다.


여러 친구들끼리 와서 사진 찍는 이들이 내가 보내는 하트를 보고서 '혼자서도 잼나게 찍으시네요' 그런다. 그럼 그럼. 난 혼자서도 참 잘 즐기는 사람이다. 친구들이랑 함께 왔지만 또 혼자 떨어져서 걸을 때도 좋다.


조금 앞을 보니 울 친구들이 주차장 앞에 모여 있다. 우리의 렌터카 쏠라티도 보인다. 우리들이 붙인 별명은 '아이돌 차'이다. 차 안에 서 있어도 천장에 키가 안 닿고, 자리도 편하고, 좀 부티나는 차다. 운전하는 병숙이 포함해서 모두 12명(원래는 13명이 오기로 했는데, 1명이 못 와서 12명이다), 차는 15인승이라 공간이 더 넉넉하다.

우리의 렌터카 솔라티
부안 저수지 벚꽃길 그림 같은 풍경


이제 잠깐 전나무숲을 걸어보자고 한다. 모두 병숙이를 따라간다. 정말 금방이다. 한 5분 걸으니 숲길 끝에 개암사가 나타난다. 그곳에서 울 이화80 사진작가 동춘이가 기다린단다. 마당 벤치에 앉아 있다. 반갑게 서로 포옹을 하며 인사한다.


능가산 개암사 뒤쪽으로는 우금바위가 보인다. 바위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는데 우람하다. 김유신 장군과 관련 있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바위란다.


명옥이가 집에서 싸 온 청포도를 꺼내 놓기에 모두 몇 알씩 먹는다. 엄청 달고 맛있다.


저녁을 어디로 먹으러 갈 건지 의견조율을 한다. 시간이 오후 4시라서 저녁을 먹기에는 조금 이르지만 동춘이랑 함께 가기 위해서이다.


일단 이동 거리가 짧은(자동차로 17분 거리) 곰소 맛집으로 정한다. 원래 저녁을 먹으려고 계획했던 장소는 아니지만, 인터넷 검색을 하니 <곰소해물칼국수> 맛집이 나와서 거기로 가기로 한다.


저녁 먹으러 차를 타려고 주차장 가는 길에 사진작가 동춘이가 우리 친구들 사진을 드론으로 찍어준다. 윙 하면서 가볍게 날면서 사진을 찍는 드론이 신기한지 친구들이 재미있어한다.


나는 산행하면서 드론 촬영을 하는 사람을 많이 봤기에 '이게 드론이구나!' 자세히 살펴만 본다. 손바닥 크기만 한 작은 비행 물체가 사진을 찍는다니 우리가 신세계를 살고 있는 건 분명하다.


저녁식사 장소인 <곰소해물칼국수>는 즉흥적으로 결정한 식당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맛있는 집이다. 해물파전이 조금 얇은 것 외에는 바삭하고 오징어 등 해물이 씹히면서 고소하다. 해물칼국수 국물이 깔끔하고 시원하고, 바지락죽도 엄청 별미다. '와! 맛있다 맛있다.' 배가 그리 고프지 않은 데도 울 친구들 입에서 맛있다,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식당을 참 잘 골랐다.


다시 대천역으로 와서 모두 헤어진다. 하루가 짧다. 친구들과는 1박 2일 정도는 해야 하는데 아쉽다. 그렇지만 기회는 항상 있는 거니까 다음을 기약해 본다.

전나무숲
우금바위
저녁식사는 <곰소해물칼국수> 맛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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