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은수(※)와 50대 임택 님의 세계 여행기 [마을버스로 세계 여행]을 읽고 책장을 덮으니 딱 한 단어 '청년'과 에필로그에 기록된 이 대화가 선명하게 각인된다.
[마을버스로 세계 여행]은 폐차를 6개월 앞둔 마을버스와 함께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실천한 50대 임택 님의 이야기이다. 여행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만난다. 마을버스를 구입하는 것도, 여행에 맞게 개조하는 것도, 여행 동행자를 구하는 것도, 출발지를 정하는 것도, 마을버스 은수를 출발 여행지로 보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시간은 자꾸 미뤄지고 돈은 계속 들어가고 마음은 약해진다.
그러나 여행은 출발지를 바꾸며 시간을 기다리며 지출을 감당하며 결국 시작된다. 중국에서 시작하려던 여행은 뜻밖의 나라 남미 페루에서 시작된다. 677일간 48개의 나라를 여행한다.
마을버스 여행은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공항에서 노숙자가 되기도 하고 위험한 나라와 지역을 통과해야 했으며 현행범으로 체포될 위기에도 처한다. 유라시아 대륙에서는 자동차가 멈추어 낯선 걸인 같은 현지인 정비사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아부지라 부르는 청년들과도 만나고, 길을 잃고 새로운 길로 들어서기도 하며, 한류 영향으로 뜻밖의 혜택을 입기도 한다. 여행은 고비고비 굽이굽이 달리고 달린 후, 이제 톈산산맥을 넘어 고려인의 땅으로 들어서서 1063km를 직진하고 우회전하여 안중근 의사와 11명의 독립투사들의 단지동맹비 앞에서 끝이 난다.
임택 님은 많은 어려움 가운데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행은 어쩌면 어느 나라에 살든 직업이 무엇이든 나이와 성별이 어떠하든 상관하지 않고 우리가 다 같은 사람임을 깨닫게 하는 배움터였는지도 모른다.
동화작가 안데르센은 '여행은 인생학교'라고 말했다. 임택 님 역시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꿈의 실현과 도전정신을 배웠다고 한다. 그러하기에 그는 여행을 마치고 청년으로 돌아온 것이다.
우리가 꾸는 꿈은 도전하는 자에게 실현의 기쁨을 안겨준다. 임택 님의 꿈 역시 나이 50을 넘어 실현되었다. 어릴 적 뒷산 너머 공항 활주로를 차고 오르는 비행기를 보면서 미지의 세계로 떠나고 싶었다는 그는 마침내 그 꿈을 이룬 것이다.
마을버스 은수와의 여행 후 그는 여행기를 기록해서 여행작가가 되고, 수많은 강연과 방송 출연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세바시 강연 등 수백 회의 강연을 통해 그는 세 가지 주제를 강조한다.
ㅣ. 무슨 일을 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2. 자기 한계를 스스로 정하지 마라.
3. 나의 재능을 발견하는 사람은 바로 나이다.
꿈을 이루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고 한다. 마을버스 은수와 임택 여행작가처럼 꿈이 있다면 지금 바로 시작해 볼 일이다. 지금 어린이거나 청소년이라면 곧 자라서 청년으로, 지금 청년이라면 그대로 영원한 청년의 삶을, 지금 노인이라면 청년 노인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나 역시 가지 않은 길이 있기에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매주 산을 오르며 여행을 하며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영화를 보며 그 일상들을 기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전하고 있는 한 우리는 '청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