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IT기업 알리바바의 창시자 마윈이 2019년 9월 10일에 만 55세의 나이로 조기은퇴를 했다. 알리바바는 중국 3대 기업(BAT :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하나이다.
'흙수저'로 태어난 마윈은 영어선생님을 하다가 앞날을 내다보는 안목으로 1999년에 한 아파트에서 동료 17명과 함께 약 50만 위안(한화 8,300만 원)의 자금으로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대체로 '회사의 사장님은 게으르고 온유한 사람이 적격이고, 똑똑한 부하를 채용해서 잘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야 한다'라고 언젠가 책을 읽으며 '성공하는 CEO 유형'에서 본 적이 있다.
20년 동안 알리바바를 이끌어온 마윈 회장이 자신은 '똑똑한 사람들을 이끌어준 바보'라고, 조기은퇴의 중요한 자리에서 스스로 고백을 한 것이야말로 알리바바를 지금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경영철학이 아닌가 싶다.
명산 도봉산의 봉우리들은 험하고 웅장하기로 유명하다. 도봉산 입구에서 오르기 시작해서 포대능선을 지나 Y계곡을 타고 신선봉을 오르노라면 눈앞에 펼쳐지는 봉우리들이 장관이다. 만장봉, 선인봉, 자운봉, 신선봉이다. 앞에 3개의 봉우리들은 그냥은 오를 수 없고 자일을 이용해서 암벽을 타야만 오를 수 있다고 한다. 신선봉 역시 가파른 Y계곡을 타고 가다가 마지막 정상 쪽 암릉은 철난간을 잡고 올라야 한다.
산은 그야말로 산을 잘 아는 사람이 리딩해줄 때 더 안전하게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리딩하는 사람은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의 수준에서 그들을 배려하고 기다려주고 이끌어주는 게 좋다. 마치 산을 한 번도 올라보지 않은 사람처럼겸손한 자세로 말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그들을 이끌어줄 바보를 필요로 한다"
기업이나 산이나 인생이나 우리는 그런 사람이 앞장서서 걸으면 뒤에서 따라가는 사람이 힘이 난다. 자꾸 윽박지르면서 자기 힘을 과시하면서 잘난 체하며 자기 방식대로 무리하게 억지로 자기를 따라오라고 끌어당기는 사람은 좋은 리더라 할 수 없다.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을 '잘한다 똑똑하다' 인정해 주고 스스로 오를 수 있도록 안내하고 꼭 필요한 때만 도움을 주는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리더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에게도 그런 리더가 국가나 기업이나 사회나 가정이나 교회에서 나올 수 있으면 하고 바래본다. 너도 나도 '나만 똑똑하다'라고 하는 사고방식을 내려놓고, 아무리 우수한 천재라도 리더는 스스로 '바보'를 자청하는 그런 시각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