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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겼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by 서순오


사람이 무엇을 아름답다고 말할까? 어떤 인생을 아름답다고 말할까?


나는 《인생은 아름다워》 를 보고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또 아름다운 인생에 대해서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로베르토 베니니 각본, 감독, 주연의 작품이다. 이탈리아 전쟁영화이면서 블랙 코미디이인데, 62개의 상을 거머쥐었다고 한다.


1997년 개봉작인데,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에 개봉되었고, 2016년에 재개봉되었다.


영화는 전반과 후반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전반에는 시골에서 로마로 온 귀도와 우연한 인연으로 계속 만나게 되는 여인 도라와의 사랑 이야기가 아주 경쾌하게 펼쳐진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여인 도라가 자신의 앞에 서로 끌어안을 뻔한 상황을 만들자 귀도는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공주님!"

귀도는 첫눈에 도라에게 빠져든다.


이어서 두 사람의 우연한 상황은 계속 벌어진다. 실은 도라에게 반한 귀도가 일부러 만드는 상황이기도 하다


귀도는 넘치는 재치와 유머로 도라를 사로잡는다. 도라에게는 이미 소꿉친구이자 정치인 약혼자가 있었지만 상관하지 않는다.


영화는 책방을 하는 귀도와 아들 조수아가 등장하며 세월을 훌쩍 건너뛴다. 귀도는 도라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후반전은 이탈리아를 점령한 독일군 치하 암울한 전쟁으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절박한 상황이다.


조수아의 다섯 살 생일날, 갑작스레 군인들이 들이닥쳐 귀도와 조수아를 수용소 행 기차에 실어버린다. 이 소식을 들은 도라 역시 유태인이 아니지만 남편 귀도와 아들 조수아를 따라 기차에 오른다.


유태인 수용소에서 귀도는 아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무지막지한 수용소 생활을 단체게임이라고 속인다. 1,000점을 따는 우승자에게는 진짜 탱크가 주어지는데, 자신들이 지금 1등을 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아들 조수아는 1등을 하기 위해서 아빠가 시키는 대로 한다. 숨으라면 숨고, 말을 하지 말라면 안 하고, 굶으라면 굶는다.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느덧 전쟁이 끝났다는 말을 들은 ‘귀도’는 마지막으로 조수아를 창고에 숨겨둔 채 여자 수용소로 아내 도라를 찾아 나서다가 발각되어서 총살당하고 만다.


인적이 없자 아들 조수아는 창고에서 나오는데 진짜 탱크가 온다. 탱크에 탄 군인이 조수아를 태워준다. 조수아는 감격해서 "우리가 이겼어!"라고 말한다. 그리고 엄마 도라와 아들 조수아가 만난다.


"아버지가 희생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화자 조수아는 회고한다.


영화를 보고 시작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본다.


첫 번째로 아름다운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사랑이다. 그것도 조건을 보지 않는 사랑이다. 더 안 좋은 조건이더라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마땅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진짜 사랑이다.


두 번째로 아름다운 인생이란 역시 게임 같은 것이다. 내가 처한 상황이 좋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어떤 경우이더라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달라질 수가 있다. 귀도가 전쟁도 하나의 게임으로 보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 인생의 그 어떤 극한 환경도 게임으로 볼 수가 있다. 게임이 끝나고 "우리가 이겼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인생 뭐 별 게 있겠는가? 사랑하면서 게임처럼 재미있게 살면 "인생은 아름다워!"인 것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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