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 이외에 모든 운동을 싫어하는 내가 어쩌다 손흥민 선수의 첫 에세이 <축구하며 생각한 것들>을 읽게 되었을까? 사실 나는 TV도 거의 보지 않고, 물론 축구 경기 등 모든 경기도 별로 흥미가 없어서 보지 않는다. 이런 내가 세계적인 우리나라 축구선수 손흥민의 에세이를 두고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입장은 아니지만 궁금해서 책을 읽어본 만큼 독자로서 소감을 말해본다.
가장 먼저, 손흥민 선수는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많은 훈련과 노력으로 우리나라 대표선수이며 영국 토트넘의 최고 축구선수가 되었다.
축구선수였던 아버지 밑에서 만 16세 소년 손흥민의 개인훈련은 너무나 혹독해서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거나 그 부분 읽는 것을 건너뛰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이다.
2011년 축구공 20개를 들고 나타난 아버지, 소년 손흥민은 매일 1천 개의 슛을 넣어야 했다. 골대 앞에서 왼발 500개, 오른발 500개, 거의 지옥훈련이나 다름없었다. 1천 개의 슈팅을 날리고 저녁이 되면 거의 녹초가 되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버지의 이런 강요를 견디지 못하고 반항을 하거나 집을 나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손흥민은 아버지의 훈련을 잘 이겨냈다.
"축구는 쉽지 않다. 춥고 시리다."
아버지의 만류에 손흥민은 축구가 너무 하고 싶어서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덜컥 약속을 해버린다. 그리고 아버지의 지혹훈련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이다. 축구 기술 중 하나가 되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공 들고 떨어뜨리지 않고 운동장 돌기, 축구 골대에 슛팅하기 등 차츰 단계가 하나씩 올라간다. 손흥민은 잘 해낸다.
다음으로는 무엇보다 손흥민 선수가 최고의 축구선수가 된 데에는 집돌이에 축구밖에 모르는 손흥민의 편애가 한몫했다.
"저는 축구 외에는 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누구나 하고 싶은 일 한 가지를 정해서 그것에만 집중하면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오늘 수 있다고 한다. 예술이나 운동의 경우도 한 가지만 선택해서 열심히 노력하면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의 단계에까지도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뛰어난 천재 예술가, 최고 선수'라는 말을 들으려면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손흥민 선수가 최고의 축구선수가 된 데는 노력이었을까? 재능이었을까? 이 책은 두 가지가 잘 결합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손흥민 선수는 축구 외에 다른 것에는 재미가 없었고 또 하지도 않았다. 오직 축구만 좋아하고 축구에 관계된 것만 보고 연습하고 논다. 텔레비전을 볼 때도 게임을 할 때도 축구이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에 관심을 두고 힘과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지도 모르겠다. 팔방미인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할 줄 아는 게 너무 많아서 도무지 어느 길로 갈지를 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다가 인생을 다 허비한다고 할까?
그런데 손흥민 선수는 탁월한 선택을 한 것 같다. 16세 중학생 시절에 축구를 선택했고, 오직 축구에만 올인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선수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라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여러 번 진로를 바꾸면 세계적인 사람이 되기 어렵다. 진로는 일찍 정할수록 좋다. 그것도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러면 노력하는 중에 숨은 재능이 발현되어 최상의, 최고의 경지에 이를 수 수 있는 것이다.
또 생각해볼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무슨 일이든지 한 가지를 정해서 평생 하는 사람은 대단하다. 유명한 사람이 되고 최고가 되지 못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한 가지를 정했으면 그것을 즐기면서 자신의 일생을 걸고 나아가는 것이다.
연예인이든 예술가든 운동선수인이든 종교인이든 정치인이든 사업가든 노동자이든 회사원이든 여행가든 작가든 감독이든 농사꾼이든 주부이든 그 직업은 아주 다양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고 열심히 매진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값진 인생이라 여긴다.
사람들은 점수와 등수를 매기기 좋아하지만 다 타고난 달란트가 다르다. 태어날 때부터 정상인이 아닌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많다. 좋은 환경에서, 아주 안 좋은 환경에서 자라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선택할 수가 있다. 여러 가지 말고 한 가지를 정해서 손흥민 선수처럼 열심히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아니 설사 최고라는 이름을 떨치지 못한다 해도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고가 되고 싶다면 하나를 정하고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만큼 그 한 가지에 올인할 수 있어야 하고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오직 축구! 축구 하나밖에 모른 손흥민 선수처럼 끊임없는 훈련으로 타고난 재능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물을 주고 잘 가꾸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