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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May 20. 2023

수리산 하늘구름 전망대

안양 수리산

즘 바빠서 원정산행을 못해서 근교산행을 다. 안양 수리산이다. 수도산(※) 인테리어 대장님 포함 산이랑 님과 나, 총 3명이다. 뒤풀이에 발자취 대장님이 나오신다니까 총 4명이 되겠다.


수리산역에서 오전 11시에 만나 철쭉동산과 초막골생태공원 지나 수리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꽃이 다 진 철쭉동산이 꼭 보성 녹차밭 같다.


녹음이 짙은 초록 숲길, 파란 하늘, 흰 구름,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산행하기 좋은 날이다.


약 1시간 정도 걷고 점심시간을 갖는다. 유명 맛집에서 공수해 오셨다는 산이랑 님 싸 오신 만두와 김밥, 덤으로 주셨다는 도넛이 아직 따끈따끈하다. 김밥에는 계란이 두 줄 들어가고,  만두에는 속이 꽉 찼다.

"오호! "

내가 싸간 단호박밥과 소시지와 치킨 약간,  이것저것 나누어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부르다.

인테리어 대장님이 타주시는 한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역시나 산행에서 점심시간은 빼놓을 수 없다는 걸 실감한다.


점심 먹고 한동안 오름길이라 땀 좀 빼고 걷는다. 곧 능선길이다. 이정표를 보니 태을봉까지 900m다.

"봉우리 찍죠!"

"Okay."


처음에는 수리산 봉우리들은 안 오르고 둘레길을 걸으려고 했는데, 기왕 온 거 봉우리를 찍으면 더 좋겠다 싶다. 그래서 급 코스 변경, 태을봉과 관모봉을 오르기로 한다.


태을봉 봉우리를 찍으려면 또 한참 치고 올라가야 한다. 계단이 도대체 몇 개인가? 1년 365개다.

"조금만 더 힘내요."

"수리산에 오신 당신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나무계단에 응원 글씨가 쓰여 있다.

콧등에 땀방울이 맺힌다.


병풍바위 지역은 데크길이 잘 설치되어 있다. 예전에는 암릉 위로 그냥 올랐을 것 같다. 그리 위험해 보이진 않는데 '위험지역 출입금지 우회하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데크길 높은 곳 수리산 병풍바위 전망대에 서니 사방팔방 시계가 깨끗하다. 슬기봉, 관악산, 저 멀리 한강도 보이고,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가 지척으로 내려다 보인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면 참 대견스럽다!"


하늘이 예술이라서 똑같은 풍경이라도 포인트를 준다. 이런 그림은 제목을 무어라 붙일까? 아마도 <수리산 하늘구름 전망대>가 아닐까 싶다.


나는 높은 산에 오르면 저 하늘구름 위에 집을 짓고 천 년 만 년 살고 싶어 진다. 아마도 이 세상 다하는 날 그런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소망해 본다.


수리산 정상 태을봉에서 100+명산 어게인 인증을 한다. 조망은 없지만 태을봉 정상석이 아주 미인이다. 각선미가 다른 어느 산 정상석과 겨루어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정상석 옆에 서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수리산은 이전에 혼자서 한 번 오른 적이 있고 수도산님들과 한 번 둘레길을 걸은 적이 있어서 이번이 세 번째다.


관모봉 가는 길은 평탄해서 걷기가 좋다.

한 무리의 남성분들이 길을 물어본다. 관모봉을 간다면서 태을봉 쪽으로 오고 있다. 바로 옆에 이정표가 있는데 안 보고 걷고 있는 것이다.

"여기 이정표를 보세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함께 온 분들끼리 이러쿵저러쿵 즐겁게 말을 주고 받는다.


관모봉 정상에는 태극기가 휘날린다. 이곳이 수리산에서 가장 멋진 곳이다.

암릉 위에 우뚝 솟은 깃대봉이 인기 스타다. 깃대봉을 애인인 양 붙들고 선다.

"손을 벌려 봐요. 발을 들어 봐요."

우리의 사진작가 인테리어 대장님 요구가 많으시다. 멋진 사진을 남기려면 연출이 필요하다. 산이랑 님도 나도 썩 괜찮은 사진을 남긴다.


관모봉은 사방팔방 조망이 시원스러운 반면에 햇볕이 쨍하다. 물 한 모금 마시고 하산을 서두른다.


하산은 명학역 방향으로 한다. 가파르다. 로프를 잡고 조심조심 그렇지만 빠르게 걷는다.  


하산길은 낙엽길, 암릉길, 데크길, 초록 숲길, 변화가 있어서 재미가 있다. 군데군데 암릉 조망터도 있어서 풍경 감상을 하며 사진을 남긴다. 수도산님들과 함께 하면 다양한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좋다.


도란도란 걷다 보니 어느새 약수터가 나오고 안양청소년수련원이다. 명학역까지는 조금 더 걸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리산 산행은 하산 완료인 셈이다. 시간을 보니 오후 3시 30분이다.

 리산역~철쭉동산~초막골생태공원~전망대~태을봉~관모봉~명학역 코스로 총 8km, 4시간 30분 소요(점심, 휴식시간 포함) 되었다.


하산하니 꽃들이 반긴다. 노란 쑥부쟁이, 정열의 빨간 장미, 향기가 진한 하얀 쥐똥나무. 산에서는 녹음이 짙어 거의 꽃을 못 보았는데 말이다.


명학역에서 발자취 대장님을 만나 뒤풀이를 하러 간다. 맛있는 코다리찜이다. 이른 시간이라 네 사람이 먹기에는 다소 많은 양이다. 그래도 나도 산이랑 님도 코다리찜을 좋아해서 맛있게 먹는다. 멋과 맛이 함께한 행복한 시간이다.


수도산 : 다음수도권산악회

수리산 철쭉동산
초막골생태공원
태을봉 가는 데크길
수리산 병풍바위 전망대에서
병풍바위 전망대에서의 조망
수리산 정상 태을봉에서
수리산 관모봉에서
관모봉에서 관악산 쪽 조망
하산길 암릉 조망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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