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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Jul 09. 2023

영화로 보는 귀한 재즈 콘서트

영화 《한여름밤의 재즈》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소낙비가 세차게 내리기도 하는 한여름이다. 사들은 더위를 피해 산으로 바다로 휴가를 떠나기도 한다.


영화 《한여름밤의 재즈》는 재즈 선율과 함께 물결이 다양한 형태로 한두 가닥, 여러 가닥, 함께 출렁이며 춤추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1958년 로드아일랜드 휴양도 뉴포트의 재즈 페스티벌 무대가 꾸며지고 객석들이 준비된다.


사람들이 하나 둘 자동차를 몰고 달려온다. 낭만의 여름 바다, 감미로운 재즈 선율이 그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해가 저물자 역사적인 세계 페스티벌의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루이 암스트롱, 마할리아 잭슨, 셀로니어스 몽크, 척 베리, 아니타 오데이 등 유명한 세계적인 재즈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선다.


트럼펫, 드럼, 기타 등 악기가 연주되고 재즈 가수들의 열창이 객석으로 울려 퍼진다. 사람들은 어깨와 고개와 다리를 흔들기도 하고 일어나 춤을 추기도 한다. 무언가를 먹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키스도 한다. 한 사람 한 사람 연주가 끝나면 열화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온다.


하이라이트는 루이 암스트롱의 연주이다. 작게 크게 숨죽이며 다시 크게 그의 드럼 연주가 강약 고저를 달리하며 내 가슴을 울린다. 루이의 이마에 땀방울이 홍건해지며 내 가슴이 뜨거워진다.


영화를 보다 말고 자꾸만 되돌려서 루이의 연주를 다시 듣는다.

"아하, 루이가 주인공이구나!"

갑자기 깨닫는다.


사실 나는 음악지능이 낮아서 음악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다. 일부러 음악회를 가지도 않는다. 집에서도 음악을 듣지 않고 그저 조용히 있는 걸 좋아한다.


그렇지만 학교와 교회를 좋은 데 다니는 바람에 음악은 꽤나 들은 축에 속한다. 그래서 그랬을까? 나는 듣는 귀가 꽤나 발달되어서 재즈를 전혀 모르는 데도 딱 루이 암스트롱이 마음에 꽂힌다. 그는 흑인가수다. 뚱뚱하다. 그런데 음악에는 아주 탁월하다. 모두가 빨려든다. 언어에 유머가 있다. 모두가 폭소를 터트린다. 완전 매력 덩어리다.


"안락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는 마차를 기다린다. 이모는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이모를 만날 때를 안다."


루이의 노래 가사에서 삶과 죽음을 본다. 아버지는 얼만큼 살았을까? 어떤 인생을 보냈을까?저만치 다가오고 있는 죽음의 마차를 타고갈 준비가 되어 있다. 먼저 간 이모의 손을 잡고 갈 것이다.


이어서 소개하는 가스펠 가수는 천국에 대해 노래한다.

"사람들은 천국에 가지 못한다. 천국에 가는 사람은 아주 적다. 나는 걸어서 갈 거다. 하나님 나라에."


그리고 재즈 페스티벌이 막을 내린다. 우리 가슴을 촉촉이 적시고 긴 여운을 남긴다. 밤바다가 어둠에 묻혀 출렁이듯이 고요 속에서 심장이 일렁인다.


영화 《한여름밤의 재즈》는 미국 국회도서관에서 복원해서 보존영화로 간직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귀중한 영화이다.


큐멘터리 영화인데 음악회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를 보면서도 현장에 가있는 듯 깊이 몰입한다. 루이 암스트롱을 더 찾아 들어봐야겠다. 이러다 보면 나도 음악지능이 높아질 것도 같다.

영화 《한여름밤의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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