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알로와 야생인간 스팟의 우정,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룬 영화 《굿다이노》는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볼 때마다 동화적이고 몽환적인 스크린 화면에 빠져든다. 《굿다이노》 역시 기대 이상으로 화면 그림이 아름답다. 다이노의 꼬리에서 반딧불이 펴져나가 온 세상을 가득 채우고, 비바람이 치며 강물이 몰려와 다이노를 덮쳐 결국 아버지를 앗아가고, 알로와 스팟이 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절벽 위를 걸어가는 모습 등 내 마음을 사로잡는 장면이 여럿 있다. 눈을 감으면 그 속에 내가 서 있는 듯 잠겨든다. 영화의 좋은 점이다. 감동 장면들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정과 가족애만큼 소중한 것도 없을 것이다. 남녀 간의 사랑을 최고로 치지만 그것이 이루어낸 것이 또 가족이기에 가정은 인류 최고의 공동체라 여긴다. 하긴 가정은 천국의 모형이다. 가정을 아름답게 이루고 꾸려나가는 사람은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정 역시 귀중하다. 인생에서 단 하나의 진정한 친구를 가진 사람도 역시 성공한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다이노 알로와 원시인간 스팟은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중국인 선생님이 이번 주간에 <붕우(朋友, 친구)>라는 중국어 노래를 가르쳐 주셨다. 인생은 홀로 비바람 속에서 상처와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야 하지만, 친구가 있어서 남은 날을 이겨내며 굿굿하게 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진정한 친구가 있는가? 함께 할 가족이 있는가? 그렇다면 안심이다.
"내가 안아줄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들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해줄 것이다.
"괜찮아."
"잘했어."
토닥토닥 너의 어깨를 두드리며 손을 잡아 줄 것이다.
《굿다이노》는 그래서 착한 공룡이다!
이 영화는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두려움을 이겨내야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단다."
알로의 아버지는 곡식 저장 창고에서 겨울 동안 먹을 양식을 훔쳐가는 짐승을 잡으라고 한다. 그런데 알로는 두려움 때문에 덫에 걸린 스팟을 놓아주고 만다.
아버지는 알로를 데리고 두려움 극복 훈련에 나선다. 계곡을 따라 멀리멀리 나아간다. 갑자기 폭풍이 몰려오고 비가 쏟아지며 강물이 불어나 알로와 아버지 다이노를 덮친다. 알로가 위험에 처하자 구하고 아버지는 강물 속으로 사라진다.
이제 알로는 혼자서 송곳니 산이 보이는 자기 집을 찾아가야 한다. 엄마와 두 형 다이노, 정다운 가족이 있는 집이다. 가다가 스팟을 만난다. 알로가 위험에 처했을 때 스팟이 구해주면서 동행자가 된다.
이럴 때 보면 '새옹지마' 생각이 난다. 행과 불행은 돌고 돈다. 스팟을 놓아주어 아버지를 잃지만, 또 스팟이 알로를 구해주고 동행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집과 가족을 무사히 찾아가게 된다.
알로는 두려움이 없는 의연한 존재로 성장한다. 곡식창고 벽에 아버지, 어머니, 형들처럼 당당하게 발도장을 찍는다. 이 발도장은 칭찬 스티커 같은 것이다. 무언가 장한 일을 했을 때 가족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찍는 것이다. 벌써 4개의 발도장이 찍혀있지만, 막내 알로는 두려움 때문에 찍지 못했던 것이다. 비로소 가족 모두가 두려움을 이겨내고 가족에게로 돌아온 알로를 칭찬해 주는 의식이다.
스팟도 알로와 헤어져 자신을 찾으러 온 아버지, 어머니를 따라 가족에게로 간다. 이별이지만 기쁜 이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