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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Oct 03. 2023

꿈을 향해 거침없이 내달린다

영화 《바빌론》

나의 인생 영화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찍은 영화 《바빌론》은 할리우드의 최정상을 향해 달리는 스타들의 이야기이다.


황량한 사막 위에 세워진 도시 할리우드는 화려하지만 위태로운 고대 도시 ‘바빌론’에 비유된다.  제목이 왜 '바빌론'일까 싶었는데 황홀한 성공이 부서지기 쉬움을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미 인기배우의 입지를 굳히고 당대 최고 스타로 우뚝 서서 승승장구하는 잭 콘래드와 이제 막 시골에서 올라와 배우의 꿈을 꾸는 넬리 라로이, 열정 가득한 순박한 청년 매니 토레스의 이야기가 대비를 이루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주인공 넬리 라로이는 스타로 태어난 듯한 여인이다. 그녀의 몸은 씬에 따라 음악에 따라 즉흥적으로 요동치며 움직인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 어떤 상황에도 거침이 없다. 참았다가 내는 눈물, 눈물 한 방울 딱 떨구는 것도 연기가 가능하다. 어느새 스타의 자리에 올라가 정상에 선 잭 콘라드와 호흡을 맞춘다. 


무려 18번의 오디션 끝에 탄생한 신예 배우 디에고 칼바는 매니 토레스 역을 맡아 바빌론의 스토리를 이끄는 화자이면서 성공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연출자로 급성장한다.


세 사람의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져 일약 스타의 덤에 오르는가 싶은 순간 위기가 찾아온다. 할리우드에서는 기존의 무성영화의 틀을 깨고 새로운 유성영화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 소용돌이 속에서 잭 콘라드, 넬리 라로이, 매니 토레스는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바빌론》 각본의 초안부터 시작해 무려 15년 동안 작품을 연구하고 세계관을 완성했. 당대의 사진, 영상, 문헌 등 폭넓은 자료 조사를 철저히 거쳐 영화 《바빌론》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구성했다. 29살에 《위플래쉬》를 찍은 후 골든 글로브에서 상을 고, 《라라랜드》로 주제가상, 음악상을 받으며 할리우드 천재 감독으로 떠오른 데이미언 셔젤은 과감하게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 《바빌론》을 내놓은 것이다. 《바빌론》역시 음악상, 촬영상, 미술상 등을 받는다.


영화 《바빌론》을 보는 동안 내내 거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 스토리도 연기도 음악도 미술도 분장도 무엇이든 다 가능하다. 그래서 영화 속에 빠져들다 보면 속이 다 후련해진다.


그런데 반전을 위해 그랬을까? 끝부분에는 매니 토레스만이 살아남는다.  여인과 결혼해 평범하게 살고 있는 매니 토레스는 딸아이의 손을 잡고 옛 영화의 도시 할리우드를 찾아온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성공의 속절없음을 말하고 싶었을까?


우리의 인생도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열심히 달리지 마라. 인생도 꿈도 한순간이다!


그러나 청춘의 때에는 누구라도 꿈을 향해 거침없이 내달릴 수 있다. 그것이 청춘이기 때문이다!

영화 《바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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