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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Jan 25. 2024

당당한 코믹 여성 복수극

영화 <시민덕희>

신 개봉작 영화를 울 딸과 둘이서 보러 간다. 스타필드 수원 예비 개점일인 24일에 집을 나선다. 7층 메가박스에서 영화 <시민덕희>도 개봉 첫날이다.


울 딸이 예매를 해놓고 내게 말하기를 '코믹 복수극'이라고 그런다. 나는 애로물을 좋아하는데, 울 딸은 아닌가 보다.


사실 영화가 개봉작이 아니고 시간이 조금 지났더라도 괜찮다. 나는 두고두고 어느 아름다운 장면을 떠올려 볼 수 있는 풍경이나 감동적인 여운이 남는 예술적인 작품이 좋다. 물론  코믹 영화도 가볍게 보기는 좋다.


그렇지만 사기나 복수, 폭력, 뭐 그런 게 많이 나오는 영화는 너무 잔인해서 좀 그렇다.


이 영화도 그리 심하지는 않지만, 잔인한 부분이 꽤나 나온다. 보스가 부하들을 쥐 잡듯이 잡는다. 보스가 시민덕희를 무자비하게 발로 차고 주먹을 휘두르고 목을 조른다. 보이스피싱 당한 여인 '시민덕희'의 복수극이지만 계속 당한다. 그럴 때는 눈을 질끈 감고 보지 않는다.


봉급 많은 해외 일자리를 알선해 준다며 한국의 젊은 청년들을 데리고 가 중국 칭다오에 본거지를 두고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사기업체, 시민 덕희에게 3,200만 원을 뜯어낸 대리는 총책과 그 일당들의 부당한 처사에 제보를 결심한다. 옆에 있는 청년들이 매를 맞고 심지어는 죽임을 당하고  다리도 부러뜨려 절뚝이게 만드는 걸 보고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한편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만 경찰은 주소가 없어 더 이상 수사를 못 한다며 종결을 지어버린다. 그래서 시민덕희는 직접 발로 뛰어 주소를 알아내고자 칭다오로 날아간다. 함께 세탁소에서 일하는 동료 두 명과 함께 말이다. 그중 한 명은 칭다오에 동생이 살고 있는 중국인이다. 네 명의 여인들이 70여 군데가 넘는 춘화루 옆 미싱대가 있는 곳 보이스피싱 본거지를 찾아다닌다.


대리는 제보 사진을 경찰서로, 시민덕희 앞으로 팩스로 보낸다. 다시 수사가 재개되고 박형사는 칭다오로 날아간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는 늘 한발 늦다.


보이스피싱 총책 일당은 벌써 눈치를 채고, 비밀이 누설될 것을 우려해 부하들을 모두 죽이고 근거지를 또 다른 해외로 옮기려고 공항으로 나간다.


시민덕희와 네 명의 여인들은 총책 일당을 뒤따라간다. 박형사가 도착하자 중국여인 봉임은 협조를 하지 않으려는 공안 앞에서 멋들어지게 통역을 해낸다. 감히 공갈 협박도 한다. 여기서부터는 코믹 요소가 가미된다. 막 웃으면서 복수극을 본다.


아슬아슬한 순간들을 지나 시민 덕희는 온몸으로 맞서 버티며 결정적인 패로 복수극을 완성한다. 합의조로 3억을 들고 오는 총책 편의 변호사에게도 거절을 한다.


당당하다. 트럭을 몰고 일을 하는 시민덕희는 어쩌면 우리 대한민국 여을 대표하는 인물일 수도 있겠다. 대한의 여인들은 당당하다. 의협심이 강하다. 억울한 일을 그저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다. 통쾌하게 복수할 줄도 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요즘  세태를 잘 반영한 영화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살아갈 시대에는 이런 당당하고 주도적인 여인상이 필요하고 또 이미 그런 여인들이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보인다.


자세히 살보니 물론 이 영화도 박영주 여성감독의 작품이다.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는데, 흥행을 넘어 세계적인 큰 상도 거머쥐면 좋겠다.


앞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모든 면에서 이런 여성들이 많은 활약을 하길 기대해본다. 대통령, 대기업 사장, 또 경찰장이나 대법관도 이런 능력 있는 여성들이 나오길 바라본다. 러면 남성 위주의 세상보다 훨씬 더 살기좋은 세상이 올 수도 있다.

영화 <시민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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