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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Nov 09. 2023

기존 한옥을 모두 분해해서 다시 지은 완주 아원고택

전북 완주여행(2) : 오성제, 아원고택, 위봉폭포, 위봉산성

주 오성제는 작은 저수지인데 BTS가 다녀간 곳이라서 유명해졌단다. '오성제'라는 이름은 '5명의 성인이 태어날 장소'라는 뜻을 지녔단다. 세계적인 K팝 스타 BTS가 다녀갔으니 이름값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잠깐 둘러보는데 비가 내린다. 금방 지나가는 비다. BTS 소나무 옆에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몇 송이 피어있다. 그냥 갈 수 없. 내 별명이 코스모스인데 말이다.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  BTS 소나무와 코스모스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오성한옥마을을 걸어서 아원고택으로 간다. 오성한옥마을 이름표 돌비 근처 초입, 길 건너 쪽에 쑥개떡 파는 곳이 있어서 사 가는 이들이 있다.


아원고택은 오성한옥마을 중에서도 가장 안쪽에 있는 한옥이다. 다른 지역에 있던 기존 한옥을 분해해서 옮겨서 다시 지었다고 한다. 축가 전해갑 님의 작품이다. 진주의 250년 된 고택과 정읍의 150년 된 고택 이곳으로 옮겨 짓는데 거의 15년이 걸렸단다. 서까래와 만 바꾸고 모두 그대로 사용했단. 지은 후 처음 묵은 손님이 BTS였단다. 그들이 머물다 가서 더욱 유해진 곳이 되었다.


입장료가 1만 원인데, 이것 역시 지자체에서 내주는 건지, 여행사에서 여행비에 포함시킨 것인지, 우리는 무료로 들어간다. 점심도 주고 입장료도 내주고 여행비가 엄청 저렴한 편이다.


아원고택은 출입구가 엄청 좁다. 외국에 지하교회 들어가는 문 같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이런 문구가 떠오르는 출입구다.


아원고택 안으로 들어가면 갤러리 카페가 있는데 한쪽에 인공적인 물이 있다. 천장에 약간의 오픈 공간이 있어서 이곳에 하늘이 내려온단다. 1년에 1~2회 현대미술전을 연다고 한다. 이곳에서 차를 마실 수 있고, 반대쪽에도 쉬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숨은 공간이 있다.


러리 카페를 지나 좁은 계단을 라가면 대숲 산책로가 있다. 아원고택 짓기 전부터 있던 대숲길이라는데, 예쁘게 조성해 놓았다. 한 5분 정도면 걸을 수 있는 짧은 거리지만 운치가 있다. 대숲길을 한 바퀴 돌아서 아원고택 한옥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


아원은 '우리들의 정원'이라는 뜻이고, 아원고택은 조선시대 건축물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아원고택은 안채, 사랑채, 별채, 만휴당이 있는데, 문 앞에 하얀 천이 드리워져 있다. 문 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여기서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아원고택 만휴당 안 마루에도 방에도 들어가서 쉰다. '만휴당'은 '만사를 제쳐두고 쉬어가는 곳'이라는 뜻을 가졌단다. 방과 마루에서 보는 풍경은 바깥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휘어진 나무가 한 폭의 액자 속 그림처럼 나타난다. 주변 종도 장독대도 고즈넉하게 바라다 보인다. 이런 곳에서 살면 만년 청년처럼 살 수도 있겠다 싶어 진다.


버스를 타러 내려오는데 길가에 노오란 은행잎 떨어진 게 가을 정취를 듬뿍 풍긴다.

'누가 지나가나?'

기다리다가 사진을 부탁해서 개인사진을 남긴다.


버스로 30여 분 이동해서 위봉폭포로 간다. 한참 가파른 데크길을 내려가야 한다. 빨간 단풍이 곱다. 데크길에 낙엽이 많이 떨어져 비에 젖어서 미끄럽다. 조심조심 내려간다.


위봉폭포는 2단 폭포다. 데크길 중간에서는 위, 아래 2단이 다 보이는데, 폭포 아래에서는 아래쪽 폭포만 보인다. 물줄기가 가늘어 2단 폭포의 위력을 실감하진 못한다.


데크길을 따라 목판에 기록된 시가 전시되어 있다. 내려갈 때는 그냥 내려가고 올라올 때 하나하나 읽어본다. 재미난 것들이 많다.


위봉사로 이동했는데 나는 절은 잘 안 봐서 주변 산책길을 걸으며 단풍을 담는다. 수북이 낙엽 떨어진 길도 여기저기 고운 단풍도 계절을 모르고 피어난 꽃들도 예쁘다.


위봉산성 잠시 들른다. 전쟁 때에 이성계의 초상화를 지키기 위해 지어진 산성이란다. 왕의 시대에는 왕을 위해 백성이 움직이는 시대였던 것이다. 지금은 전혀 아니지만 말이다. 이곳 역시 BTS가 다녀가서 유명해진 곳이다.

 

마지막으로 로컬푸드 매장으로 간다. 살 것이 마땅하지는 않지만 가래떡과 채소를 조금 산다. 오후 4시 30분 귀경길에 오른다. 산행할 때는 시간에 쫓겨 하루가 금방 가는데, 오늘은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무척 길다.

오성제
아원고택 출입구 & 갤러리 카페 & 대숲 산책길
아원고택 마당에서
아원고택 <만휴당>에서
<아원고택> 이름표와 은행 단풍길
위봉폭포
데크길 고운 단풍
데크길 '동상이몽' 시
위봉사 주변 산책길 단풍과 낙엽
위봉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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