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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Nov 20. 2023

한반도의 배꼽 양구에 한반도섬을 만든 이유

강원도 양구 여행(1) : 한반도섬+<백토미가> 정육식당

산행에서 여행으로 걷기 방향을 바꾸고 이번이 3번째이다. 전남 광주+장성, 전북 완주, 그리고 강원도 양구이다.(※그런데 실은 아주 바꾼 것은 아니고 실험 중이다.)


로망스는 가이드가 친절하고 여행 상품이 지자체와 연계되어 있어서 여행비가 저렴하고, 꼭 보아야 할 곳을 두루 갈 수 있어서 아주 실속이 있다.


양구 여행도 여행비는 35,500원인데, 점심(10,000원~15,000원 상당) 주고, 양구사랑상품권도 13,000원이나 준다.


나처럼 예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자연경관에 이어서 박물관, 미술관, 민속마을 등을 다 가볼 수 있어서 참 좋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하나만  가려고 해도 교통비, 식사비 등 경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가까운 곳에서 차를 탈 수 있어서 좋다. 대체로 신갈이나 죽전 간이정류장에서 탄다.


그런데 오늘은 강원도 쪽이라 조금 멀리 가서 버스를 탄다. 탑승지가 종합운동장역이라 가는 시간이 1시간 30분 이상 걸린다. 그래도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고, 기다리지 않고, 바로 가서 여행사 리무진 버스에 탑승하면 된다. 그다음부터는 버스가 알아서 데려다준다.


가이드님이 양구는 청정지역이라서 양구에 다녀오면 10년은 젊어진단다. 그만큼 공기가 깨끗하기 때문이란다.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조금 걱정이란다. 지금 우리가 있는 버스 안이 안방이라면 양구는 산 위라고, 많이 추울 거란다.


나는 털모자와 기모가 든 방수 장갑을 챙겼고, 패딩 잠바도 오리털이 든 걸로 따뜻하게 입고 왔다. 여벌로 안에 받쳐 입을 만한 얇은 패딩도 하나 더 챙겼다. 물론 어제 비가 오고 첫눈이 온 뒤라서 혹시 얼음이 얼지 않았을까 싶어서 등산화에 아이젠까지 챙겼다.


제일 먼저 한반도섬에 간다. 미니어처처럼 만든 곳이다. 오른쪽으로 가면 북한, 왼쪽으로 가면 남한이다. 가이드님이  백두산, 지리산, 한라산, 제주도 순으로 돌아보란다. 천천히 느리게 둘러본다.


그런데 나는 반대로 가서 전망대도 올라가 보고 제주도에 간다. 제주도는 한반도섬 이름표 포토존과 돌하르방, 한라산이 꾸며져 있다.


한반도섬 산들은 바위 하나씩 놓여 있고 이름과 설명서가 달려있다. 산 정상을 올라본 사람으로서 너무 시시해서 그저 웃음이 나온다. 산이 얼마나 웅장하고 오르기 힘든데 달랑 바위 하나라니! 그래도 제법 꾸며져 있는 곳은 제주도 한라산, 지리산, 백두산 정도이다. 다른 산들은 모두 다 바위 한두 덩어리가 놓여 있을 뿐이다. 미니어처라고 하기에도 너무 아쉬운 산 표현이다.  


한반도섬에서 놀이터 짐나인을 타본다. 파로호 데크길 주변으로 갈대숲이 멋스럽다. 수련이 초록 하트 모양으로 떠 있다.


파로호에 한반도섬이 생긴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이곳이 쓰레기나 버리는 하찮은 땅이 아니고, 의미 있는 땅이 되어야 해서다. 우리나라의 배꼽에 해당하는 양구 지역에 한반도섬을 만든 것은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을 듯하다.


한반도섬 지형이 모두 보이는 사진은 아마도 항공사진이나 드론으로 찍은 사진인가 보다. 전망대 같이 높은 데로 올라가 봐도 한반도 지형은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 돌비 이름표에서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역시 조금 아쉽다. 한반도섬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점심은 <백토미가> 정육식당에서 시래기불고기(15,000원)로 먹는다. 시래기불고기도 별미지만, 반찬이 모두 맛이 있어서 한 번 더 가져다 달래서 먹는다.


내 앞쪽에서 식사를 하신 여자분은 작년에 왔다가 밥이 맛있어서 또 왔단다. 밥만 먹고 가도 좋은 여행이란다. 내년에도 여길 또 오겠다고 그런다.


나는 글쎄, 밥이 아무리 맛있어도 안 가본 곳을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모두가 다 취향이 다르니까.

파로호와 한반도섬
제주도 한라산, 덕유산
지리산, 백두산
파로호와 한반도섬
<백토미가 >정육식당에서 시래기불고기로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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