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쓴 편지는
눈꽃열차를 타고 옵니다.
뚜우뚜 기적을 울리며
칙 폭 칙 폭 칙칙폭폭
바퀴소리도 경쾌하게
길고 긴 기차 지붕 위에는
눈부시게 새하얀 눈이불을 덮고
포근포근 속삭이는 이야기를 담고
길고 긴 세월을 거슬러
드넓은 하늘과 땅을 가르며
광활한 우주와 영원을 향하여
느린 우체통
12월의 우체부
한겨울 눈꽃열차
수줍은 면사포를 쓴 신부처럼
처마밑에 주렁주렁
고드름을 매단 고향처럼
그리움의 우표를 붙이고
기다림의 주소를 적어
눈부시게 맑은 눈꽃열차가
지금 막 출발했습니다.
이루지 못한 꿈을 찾아
때늦은 사랑을 맞으러
그대 편지를 실은 눈꽃열차가
내게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날쌘 바람을 가르며
꽁꽁 언 겨울에만 달리는
순백의 설렘기차입니다
설산을 달리는 눈꽃열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