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이 절정일 때 풍경 사진을 찍어 가을 그림을 그린다고 화담숲에 갔다. '화담숲'은 '정답게 이야기하며 걷는 길'이라고 한다. 빨강 노랑 주홍 단풍 빛깔이 선연하니 아주 곱다.
화담숲 호수에 은빛 금빛으로 내려앉은 가을을 품고 내 인생의 가을도 품어본다. 가파르게 지나온 길 돌아보니 아득하지만 기쁨도 슬픔도 모두 아름답다. 불타기 때문에 그리 격렬했으리라. 이제 격정도 잠들고 햇살 가득한 호수 품 안에 조용히 안기는 은빛 금빛 가을...
화담숲에는 곤돌라는 있어도 기차는 없지만 기차도 그려 넣어본다. 나는 이상하게도 기차가 좋다. 때로는 그저 기차를 타고 어디를 가는 것, 목적지가 분명하지 않아도 좋다. 기차를 타고 창밖을 바라보는 것, 그 자체가 좋아서 무작정 기차를 탈 때도 있다. 그림을 그리고 있노라니 시가 저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