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꽃다발 들고 완등!

제100좌 포항 내연산(2022.10.22. 토)

by 서순오

드디어 100대 명산 완등 산행을 포항 내연산에서 하게 되었다. 돌아보니 좋았던 일 안 좋았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지나고 보니 모든 추억은 소중하다.


오늘은 지난주에 설악산 귀때기청봉 긴 코스 우정 산행해주신 희망봉 대장님이 동행해주시기로 했다. 너무 먼 곳이라서 시간이 조금 빠듯할 것도 같은데 대장님 함께 해주시면 코스나 시간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안심이다.


토산의 산행 짝꿍 달리아님이 함께 가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예약했는데, 코스가 길다고 안 간대서 취소했다. 다음에 같이 하기로 했다.


100 명산 완등 타월 같은 게 있는데 나는 따로 신청을 안 해서 대장님 꺼를 빌려 쓰려고 가져오시라고 했다. 현수막도 꼭 필요한 게 아니면 한번 쓰고 버려지는 거라 환경오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스는 36인승인데 32명이 신청해서 자리도 여유가 있고 좋다. 좋은산의 리딩 대장님도 있어서 오늘은 대장님이 두 분인 셈이다. 그렇지만 나와 보폭을 맞추어주실 분은 우정 산행 오시는 대장님이시다. 늘 감사하다.


새벽부터 일어나 김밥, 겉절이, 삶은 계란, 모시송편, 배, 포카리스웨트 음료 준비하고, 어제 재래시장에서 사 온 족발도 따로 싸서 넣는다. 일부 짐은 대장님 배낭에 넣어달라고 부탁드릴 거다.


내연산은 정상 삼지봉이 맨 뒤쪽에 있어서 약 15km, 6시간 코스란다. 그런데 가능하면 짧은 코스로 타고 일찍 하산하면 저녁도 먹고 올 예정이다. 약 1시간 정도만 일찍 내려올 수 있으면 좋겠다.


폭포가 아름다운 포항 내연산 100대 명산 완등 산행, 오늘도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위해 기도드린다.


보경사에서 문수봉 오르는 길은 약 1시간 정도 가파르다. 거기서부터는 아주 완만한 임돗길이다. 곧 문수봉 삼거리가 나오는데, 문수봉은 생략하고 가기로 한다. 거의 삼지봉까지 걷기 좋은 길이다. 단풍은 곱게 물들어 예쁘다.


아, 글쎄, 우정 산행 오신 대장님이 완등을 축하한다고 생화로 꽃다발을 만들어오셨다. 꽃향기가 그윽하다. 쇼핑백에 담아서 들고 산행을 하신다. 나는 스틱을 짚고 걸어야 해서 나를 위해 가져오신 꽃다발인데도 들고 가지를 못하고 대장님이 대신 들고 가시는 것이다.


보는 산우님들마다 꽃다발 탐을 낸다. 어떤 분은 청혼하러 올라가냐고 물어보기도 했단다. 듣기만 해도 재미나다. 암튼 너무 행복한 100대 명산 완등 산행이다. 내가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내연산 삼지봉은 보경사 주차장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으니 도착한다. 좋은산의 내연산 에델 여자 리딩 대장님이 아침에 이 버스 저 버스에 다니시면서 100명 완등 축하 현수막을 공수해오셨단다. 너무 감사하다.


늘 혼산이라 조촐한 완등식이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걸음이 빠른 산우님들도 축하해주려고 정상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감사하다.


이래저래 2019년 9월 22일에 강화도 마니산에서 제1좌로 시작한 100대 명산을 2022년 10월 22일 포항 내연산에서 제100좌로 완등하게 되었다. 돌아보니 모든 것이 감사하다. 오늘 함께 해주신 두 분 리딩 대장님과 함산한 산우님들에게도 감사하다.


완등 사진은 두 분 대장님과 젊은 남산우님이 찍어주셔서 여러 장이다. 현수막도 2개에다 생화 꽃다발까지 있어서 풍성하다. 계획하지 않고 의도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생각해준 사람들이 고맙다. 역시 산 타는 이들은 좋은 사람들이 많다.


삼지봉 정상에서 돗자리를 펴고 앉아 두 분 대장님과 산우님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행복한 시간이다.


하산은 정상 오르던 길로 한참 내려와서 수리더미 코스로 조금 빠르게 내려가기로 한다. 길은 약간 경사가 지고 거칠지만 짧고 걷기가 좋다. 약 1km 정도 내려가면 폭포 쪽 계곡이 나온다.


폭포로 내려가는 길에 연산폭포와 관음폭포 위 암릉에 올라가 본다. 선일대와 소금강 전망대가 보인다. 저길 올라가 보아야 하는데 시간 관계상 오르지 못하고 그냥 조망만 한다.


암릉 위에 조령비가 3개나 세워져 있다. 아마도 관음폭포 쪽에서 이곳 절벽 암릉으로 릿지를 하고 올라오다 사고를 당한 듯하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줄이 매달려 있다. 아찔해서 내려다보질 못하겠다.


내연산에는 12개의 폭포가 있다는데, 오늘은 다 보지는 못하고 지나는 길에 있는 폭포만 보면서 내려온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폭포는 연산폭포, 관음폭포, 상생폭포 등이란다. 그런데 연산폭포는 못 보았다. 선일대도 소금강전망대도 올라가지 않고 그냥 내려와서 그런 모양이다. 아니다. 연산다리만 올라갔어도 보았을 텐데 저녁 먹을 시간을 벌어 보려고 생략하고 왔다.


계곡에 물이 많이 없어 폭포 줄기가 약하다. 물이 많으면 엄청 장관이라는데 가물어서 조금 아쉽다. 비교적 넓은 계곡도 폭포도 수량이 풍부하면 그 우렁참에 넋을 잃고 한동안 빠져들 것 같다.


아쉬움이 남아야 또 다음을 기약할 수 있으니까 괜찮다. 오늘은 100 명산 완등이 목표라서 정상 삼지봉을 꼭 찍어야 했기에 다른 것은 조금씩 포기했다. 내연산 12개의 폭포는 여름에, 그것도 비 온 뒤에 와야 제대로 진면목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내년 여름에 날짜를 잘 맞추어서 다시 와야겠다.


하산길은 돌이 좀 많은 편이지만 잘 다져진 곳이 많아 걷기가 좋다. 저녁을 먹고 오려고 걸음을 빨리해서 걸어보지만, 주차장에 도착하니 겨우 30여 분이 남는다. 씻고 여벌 옷도 갈아입어야 하는데, 조금 아쉽다. 식당가에는 음식점도 많고, 함산한 대장님이 <등산식당>이 음식 맛있는 집이고, <청수식당>은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직접 국수를 만드는 집이라고 알려주시는데, 인사만 하고 그냥 지나친다. 다시 오면 정상 안 오르고 폭포만 보면서 여유 있게 먹거리도 즐길 수 있으리라.

꽃다발 들고 우정산행 와주신 대장님, 감사드려요!
포항 내연산 관음폭포, 상생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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