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순오 Jul 17. 2024

고모산성 토끼비리는 가보고 오미자터널은 남겨두고

경북 문경여행(3) : 고모산성 토끼비리

고모산성은 오정산에 있다. 오정산도 고모산성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문경 조령은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 가장 높은 곳이라는데  이곳을 지키기 위해서 쌓은 산성이겠다. 전쟁에서 가장 높은 곳을 빼앗기면 그 아래는 이미 적군의 손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기에 높은 을 사수하기 위해 쌓는 것이 산성이다.


고모산성에서는 진남문 지나서 전망대까지 가보는 스인데, 나는 진남문까지만 갔다가 토끼비리를 찾아 나선다. 옛길박물관에서 눈길이 간 '토끼비리'를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토끼비리'는 '토끼들이 다니는 벼랑길'이라는 뜻이다. 도망치다 길이 막혔을 때 토끼비리로 가서 살았던 것이다. 생명의 길 토끼비리는 약 1.6km 정도 되는데 나는 1km만 걷는다.


지금은 토끼비리 옆으로 나무데크길을 만들어서 아주 다니기 좋게 해 놓았다. 토끼비리에서 바라다보이는 양강의 모습도 절경이다. 우리 선조들은 강을 바라볼 여유는 없었겠다. 목숨이 위태로워서 피해 다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아름다운 길이 그토록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길이었음을 실감하며 토끼비리에 대해 적이 놓은 안내판을 자세히 읽어본다.


이제 세월이 흐른 후 암릉을 좋아하는 산우님들이 이런 토끼비리를 탈 것이다. 한쪽은 벼랑, 한쪽은 가파른 바윗길, 그 스릴을 즐기기 위해서이다.


차에 타서 들어보니 고모산성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이 그만이란다. 아마도 문경시내와 양강도 보이고 그 자연이 한 폭의 그림이었을 듯하여 상상해 본다. 자유여해미 아닌 여행사 상품은 둘다 보기 어려워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설 때가 있다. 그러나 풍경은 언제라도 볼 수 있는 것이고,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곳. 토끼비리는 일부러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곳이기에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자부한다. 가을 단풍 고울 때, 봄 꽃이 예쁠 때, 고모산성을 한 바퀴 다 돌아보는 그런 여행이나 산행을 해보고 싶다. 아미도 자유여행으로 와야 가능할 것도 같다.


토끼비리에서 내려와 오미자터널 앞에서 사진을 남긴다. 여름여행이라서 고모산성에 오르지 않고 시원한 오미자터널을 선택해서 다녀온 이들도 있다. 나도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이라서 나중을 기약해 본다.

오정산 고모산성 숲길
고모산성 진남문에서
토끼비리 포토존
토끼비리
토끼비리에서 바라보는 양강
오미자터널
매거진의 이전글 버섯도 사고 더덕구이도 먹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