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쓰기를 하며 큐티를 해온 지가 벌써 몇 년 째일까? 2008년 신대원에 진학하기 한 해 전부터이니까 2024년 현재까지 햇수로는 17년 째인 셈이다.
나는 만학으로 장신대 신대원을 3년째 준비하면서 마지막 해에는 미리 그 학교에 가서 입시 준비하는 것이 힘들어서 가지 않고 그냥 집에서 성경 쓰기를 해보고 싶었다. 1년 동안 하루 한두 장씩 성경을 써나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에 들어오는 구절에 밑줄을 긋고 묵상하면서 큐티일기도 쓰게 되었다.
신대원 입시에는 성경 암송구절 140개(구약 70개, 신약 70개) 중에서 신구약 5문제씩 10문제가 나오는데, 그중 한 문제에서 토시 하나라도 틀려서 감점이 되면 떨어진다는 말이 있었다. 성경 시험은 신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구절들이 나오는데, '이게 어느 성경 몇 장, 몇 절이냐?'는 문제들도 끼여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성경을 열심히 공부해도 합격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매일 성경 쓰고 묵상한 나는 무난하게 합격하였다.
예전에 한 셀 식구였던 E 집사님은 집안에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면 두문불출하고 성경을 한 번씩 읽는다고 했다. 그때도 새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전에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고심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성경책을 한번 읽는 동안 신기하게도 집이 아주 좋은 가격에 매매가 되었다고 했다.
또 동화습작 시절 어느 예비동화작가 M은 신춘문예시기에 성경을 읽으면서 동화를 썼다고 했다. 몇 달 동안 밖에도 나가지 않고 창문도 열지 않고 성경만 읽으면서 글을 썼는데 그해에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되었다고 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동화책도 많이 내고 지금은 꽤 이름이 알려져서 가끔 신춘문예 심사를 맡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복적으로 성경을 읽으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저 그만큼 성경을 읽으면서 내 마음을 하나님 마음에 맞추다 보면 하나님께서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아시고 이루어주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어떤 아버지에게 두 자녀가 있는데, 큰 아이는 매일 미운 짓만 하면서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하고, 작은 아이는 아버지 마음에 딱 드는 일만 하면서 아무것도 해달라고 하지 않는다. 그래도 아버지는 작은 아들이 예뻐서 그 애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서 해주게 되는 것이다.
사람관계에서도 그렇다. 서로가 진심으로 위하고 사랑한다면 자주 만나지 않아도 무엇을 매번 해주지 않아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 찾아보고 척척 알아서 해주게 된다. 이렇게 살아야 인생 살 맛이 나지 않겠는가?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 영혼육 가득 기쁨과 행복이 차오른다. 하나님 마음이 내 마음이고 내 마음이 하나님 마음이면 얼마나 좋을까? 바로 다윗이 그런 사람이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 그러하기에 그에게는 왕위를 주고, 대대손손 왕위가 이어지게 하고, 그 후손에서 인류의 모든 죄를 대속하실 예수 그리스도가 나게 하신 것이다. 다윗이 죄가 없어서가 아니다. 진정한 회개와 다시는 그 죄를 반복하지 않는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무엘하를 읽고 쓰면서 성군 다윗에게서 한 수 배우고 싶다. 하나님 마음을 움직인 다윗의 일거수일투족을 세밀하게 관찰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