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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Nov 04. 2024

아브넬과 요압, 그리고  백성의 마음을 사는 다윗왕

삼하 3장

스보셋의 군대장관 아브넬과 다윗의 군대장관 요압은 자신들이 섬기는 왕의 말을 듣지 않는다. 사울이 죽자 이스보셋을 왕으로 세우고 2년 동안 베냐민 지파를 다스리도록 힘을 실어준 아브넬은 사울의 첩 리스바와 정을 통한다. 이스보셋아브넬에게 선왕의 첩과 관계하는 것은 왕권을 노리는 것이라고 하자 아브넬은  도리어 왕에게 큰소리를 친다.

"나를 동네 개로 여기시오?"

군대가 왕보다 힘이 세지면 왕의 말을 듣지 않는다. 더군다나 군대의 힘으로 세워진 왕은 그 군대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밖에 없다.


아브넬은 이스보셋을 등지고 유다 지파의 다윗에게로 가서 협상을 한다. 다윗이미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임을 인정하니 자기를 받아주면 다윗왕의 통치를 받겠다는 것이다. 다윗은 아브넬을 환대하고 잔치를 베풀어 준 후 돌려보낸다. 다만 한 가지 사울의 딸 미갈을 데려오라고 한다.


다윗의 군대장관 요압은 왕이 돌려보낸 아브넬을 쫓아가서 데려온 후 긴밀한 얘기를 하려는 척하면서 따로 안으로 들어가서 배를 찔러 죽인다. 요압은 다윗이 자신에게 투항해 오는 아브넬을 어떻게 대우했는지는 들어서 잘 알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에 아브넬이 자기 아우 아사헬을 죽인 복수를 하려고 왕의 뜻에 복종하지 않는다. 다윗은 하나님께 기름부음 받은 왕이었지만, 요압 군대의 힘 세지니 왕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한 것이다.


다윗편이 되겠다고 찾아온 아브넬이 돌아가는 중에 피살되었으니 이를 어찌하랴! 이러한 난관 속에서 유다 지파 다윗의 군대는 자칫하면 이스보셋의 베냐민 지파 군대와 다시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 베냐민 지파를 자기편으로 만들기는커녕 도리어 적을 지고, 또 자신의 군대 요압과도 적이 될 수도 있다. 이 어려움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현명하게 행동한다. 가장 먼저 자신이 아브넬의 죽음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다음으로는 왕의 말을 듣지 않은 요압의 자손들에게 하나님께서 벌을 내려주시기를 바란다. 그러고 나서 아브넬의 장례를  치러주고 비가를 지어 부르며 금식하며 슬퍼한다. 백성들은 다윗이 하는 것을 보고 좋게 여긴다. 장례식을 보면서 왕이 아브넬의 죽음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다. 아브넬은 죽었지만 다윗은 베냐민 지파와 유다 지파 백성들의 마음 산다.


한 나라의 왕이 나라를 통치할 때 세워주신 하늘과 뽑아준 백성들의 마음을 결코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그것이 왕으로서 나라를 바로 세우고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길이다. 사리사욕에 눈이 멀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군대의 잘못도 파악하지 못한다면 어찌 나라를 위한 왕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여기서 엄밀하게 따져보면 아브넬이나 요압 같은 사람은 우리가 조심해야 할 사람이 아닐까 싶다. 아브넬은 사울왕 죽었다고 해서 그 첩을 차지하려는 것이나, 자신이 세운 이스보셋왕이 뭐라고 한다고 배신하고, 다윗왕에게 가서 협상하는 것이나, 어째 자신의 실리만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요압은 개인적인 복수심 때문에 자신이 모시고 있는 다윗왕의 명령과 뜻에 따르지 않고 단독으로 행동하는 교만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랫사람이 아브넬이나 요압 같은 사람이라면 위에 있는 사람은 속이 다 터질 것이다. 더군다나 그 관계가 왕과 왕을 보좌하는 군대장관이라면,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러하기에 다윗은 자신을 기름 부어 세워주신 하나님만 의지하고 사람을 의지하지 않는 왕이 되었을 것이다. 다윗이 만나는 어려움은 왕과 백성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주는 계기가 다. 이렇게 다윗은 점점 존경받는 이스라엘 왕으로 세워져 간다.


우리나라에도 이러왕이 세워져서 백성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때가 올까? 부정부패, 사리사욕, 독단, 자기편 만들기 등 백성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런 왕 노릇을 하다가 임기가 끝나면 감옥에 가는 그런 왕은 이제 그만 나오면 좋겠다.

현대어성경 사무엘하 3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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