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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Nov 06. 2024

이스보셋의 암살자들에 대한 다윗의 처방

삼하 4장

베냐민 지파의 왕 이스보셋은 아브넬이 죽었다는 소식에 갈팡질팡하였다. 비록 지금 왕과는 사이가 안 좋아 배신하려고 유다지파 다윗에게로 간 군대장관이지만, 피살 소식은 더 위기을 몰고 왔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급한 때에 이스보셋은 낮잠을 잔다. 글쎄, 잠이 올까?


하긴 이스라엘은 더운 나라라서 한낮에는 그 누구라도 맥을 못 추고 낮잠을 자야 하는 나라이기는 하다. 예전에 성지답사차 8월에 가보니 그 더위 수준이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이가 났다. 찌는 듯한 더위라고 해야 할까? 불타는 더위라고 해야 할까? 긴팔옷을 입고 얼굴과 머리를 스카프로 다 가리고 더운 숨을 푹푹 내쉬면서 성지를 돌아본다며 하루종일 걸어 다녔다.


이스보셋이 낮잠을 잔 것은 몸이 더위를 이기지 못한 까닭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마침 사그라져가는 왕권을 보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던 이스보셋의 특공부대 레갑과 바아나는 이스보셋이 자고 있는 틈을 타서 왕을 살해한다. 그리고는 그의 목을 베어 가지고 다윗에게로 간다. 점점 왕권이 강해져 가는 유다 지파 왕 다윗에게 투항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그들에게 호통을 친다.

"평화롭게 자는 죄없는 사람을 죽였으니 너희도 그 벌로 죽어야 마땅하다."

부하들을 시켜서 레갑과 바아나를 처형해버린다. 부하들은 그들의 사지를 모두 자르고 시체를 헤브론 연못가에 매단다. 그리고 이스보셋의 머리는 아브넬의 동굴에 장사 지내준다.


다윗이 통일 이스라엘의 왕이 되려면 그 어떤 형태로 적으로 있던 사람들이 자기편으로 오면 좋은 게 아닐까? 그러나 다윗은 이전 왕인 사울가에 대해 모든 예우를 다한다. 비록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아브넬의 힘을 입어 왕이 되었지만, 그의 죽음에 대해 기뻐하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그것이 부하 특공대원들이 저지른 끔찍한 행동이기에 용납할 수가 없다. 다윗은 무엇이 옳은가 그른가를 따져서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왕권을 세우려고 애쓰지 않아도 결국은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왕이기에 언젠가는 순리대로 통일왕국의 왕이 될 것을 믿었을 것이다. 이점이 다윗왕의 남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군주는 하늘이 세운다'는 말이 있다. 그러하기에 왕은 하늘을 가장 먼저 두려워해야 한다. 하늘은 모든 것을 다 본다. 하늘은 왕이 통치하는 것을 보고 그의 행적을 평가해서 상을 주기도 하고 벌을 주기도 한다. 많이 맡은 자에게는 잘하면 상급이 크지만, 또한 잘못하면 책임이 막중하고 그 벌 역시 만만치 않다.


왕은 그다음으로는 백성을 두려워해야 한다. 잘못 통치하면 백성이 들고일어난다. 백성은 왕이 하는 일에 대해서 하늘만큼 다 보진 못해도 자신들을 위한 정치인가 아닌가는 잘 안다. 왕이 위민정치를 바로 하지 못할 때 부하들의 반역도 일어나고 백성들의 혁명도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봐도 이것을 헤아려볼 수 있다. 피비린내가 나지 않으려면 왕이 잘해야 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다윗의 처방은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가장은 가족을, 사장은 회사원을, 사람은 아랫사람을 위 바른 운영을 해야 한다. 옳지 않은 행동을 하면서 기회만 엿보는 사람에 대해서는 쉽게 용납을 해서는 안 된다. 또한 권위를 부여받아 책임을 맡은 자이기에 군림하고 억압하기보다는 사랑하고 섬기고  배려하면서 서로가 보다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다. 러면 하늘의 인정을 받고 백성들의 존경을 받는 성군 다과 같이 역사에 길이 남는 왕이 될 것이다.

현대어성경 사무엘하 4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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