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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Nov 11. 2024

여호와께는 천하게, 사람들에게는 귀하게

삼하 6장

하나니의 임재를 상징하는 법궤가 이스라엘의  다윗성으로 옮겨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아비나답의 집에서 법궤를 옮겨오다가 웃사가 만져서는 안 되는 법궤를 붙잡아서 죽는 일이 발생하자 다윗은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법궤가 오벧에돔의 집에 모셔지자 그 집이 복을 받는다. 똑같은 법궤인데, 어떤 사람은 법궤 때문에 죽고, 어떤 집은 법궤 때문에 복을 받는다. 그 기준이 뭘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법궤 모시는 법을 정한 대로 잘 지켰는가 아닌가의 여부에 달려있다.


이 두 사례를 보고 다윗은 조심스럽게 법궤를 다윗성으로 모셔온다. 처음에 사람들이 메고 여섯 발자국 걸어본다. 아무 이상이 없자 를 잡아서 번제로 드리고 법궤를 이스라엘 다윗성으로 옮겨온다. 법궤가 들어오는 날 다윗과 온 백성이 기뻐한다. 나라가 온통 축제 분위기이다. 다윗은 겉에 입은 왕복도 다 벗어버리고 안에 세마포로 된 제자장 옷만 입고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그런데 이 광경을 창밖으로 내다보면서 사울의 딸이자 다윗의 아내인 미갈이 비웃는다.

"왕이 체통머리 없이 옷도 다 벗어버리고 백성들 앞에서 춤을 추다니 너무 천하지 않습니까?"

다윗은 대답한다.

"나는 여호와의 영광을 찬양한 것이오. 여호와께는 천하게, 사람들에게는 귀하게 존경받는 것이 내가 바라는 바요. 앞으로도 그럴 것이오."


다윗은 기준이 분명했다. 여호와 임재의 상징 법궤를 다윗성으로 모셔오자 비로소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는 이스라엘이 되었음을 온 나라와 백성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그러니 어찌 기뻐서 춤추지 않을 수 있으랴! 사람들이 생각하는 체통 같은 것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데 더 이상 무엇이 문제가 된단 말인가!


그 후 다윗은 다시는 미갈과 동침하지 않아서 미갈은 죽을 때까지 아이를 낳지 못했다. 아내가 남편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중요하다. 남편이 어떤 행동을 할 때 아내가 그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하는 것은 부부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해다. 남편 또한 아내를 사랑해주어야 한다. 것은 아내의 행동이 어떠한가와도 상관이 있을 것이다.


이후에 다윗이 밧세바 사건에서 넘어지는 데는 미갈의 이러한 행동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미루어 짐작해 본다. 다윗에게는 많은 아내가 있었지만, 그것은 어쩌면 그를 온전히 이해하고 충족시켜 준 여인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윗은 백성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지만, 미갈과의 첫 결혼에 실패하고 언제나 마음 한구석이 휑했을지도 모른다. 다시 데려온 미갈이지만 여전히 다윗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더 이상 가까이하지 않은 것이다.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왕이라도 가정에서는 실패할 수 있다. 특히 다윗은 사울에게 쫓겨 다니면서 자신에게 몰려드는 환난 당한 자, 빚진 자, 원통한 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아비가일 같이 돈 많은 과부들을 아내로 삼았을 수도 있다. 왕은 모름지기 은금과 말과 아내를 많이 두지 말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많은 아내를 두었다.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가정은 천국의 모형이라고 하는데, 다윗이 끝없이 눈물을 흘려야 했던 이유가 바로 가정 때문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나님께는 천하게, 사람들에게는 귀하게, 그러나 다윗왕이 한 가지만 더 고려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기 몸과 가정을 잘 다스린 후에라야 나라와 천하를 평안하게 할 수 있다'고사성어가 지금도 유효다.

현대어성경 사무엘하 6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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