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밧세바 사건이 있은 후 다윗의 죄악은 급속도로 자녀들에게 퍼져나간다. 맏아들 암논이 이복 형제인 압살롬의 누이 다말을 근친상간하는 데에까지 이른다. 그것도 둘이 좋아해서 합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암논의 강압에 의해서 다말을 성폭행으로 범한다. 암논은 나쁜 친구 요나답의 조언을 받아 교묘하게 아픈척하고는 환자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는 풍습을 이용해 묘책을 찌낸다. 다말을 집으로 불러서 요리한 떡을 먹여달라면서 침실로 끌어들여 그녀를 덮친다.
암논과 다말은이복관계이긴 하지만 정식으로 결혼을 해도 문제가 없다. 당시에는 왕족끼리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논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왜 그랬을까? 성경에는 암논이 다말을 사랑해서 상사병이 날 지경이라고 했는데, 실은 그것은 욕정이지 사랑이 아니었다. 그저 한번 관계한 후에 또 그녀를 헌신짝처럼 버린다. 화를 내면서하인들에게 집안에서 그녀를 끌어내라고 한다. 다말이 '이것은 더 큰 죄'라고 말을 해도 귀를 닫고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픈 이복 오빠 암논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러 갔다가 졸지에 성폭행을 당하고 쫓겨난 디말은 옷을 찢고 울면서 왕궁으로 돌아온다. 친오빠 압살롬의 집에 거하면서 평생 결혼도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죄악은 처음시작할 때는 작아 보여도 점점 커져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옛 속담에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당대개인의 죄악도 그러하지만, 윗대에서 저지른 죄악이 대를 이어 유사한 죄악으로 더 끔찍한 모습으로 퍼지는 것도 그러하다.
다윗은 나단 선지자가 전해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즉각 회개하고 다시는 같은 죄를 반복하지 않지만. 아들대에서는 그 죄악이 점점 커진다. 죄가 무서운 이유이다.
후손이야 어찌 살든 나만 괜찮으면 된다고? 죄를 지으면 당대의 나도 안전하지 않다. 하나님의 징계인 그 죗값을 반드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징계가 없으면 사생자라고 했다. 어떤 아버지가 자식이 죽음의 길로 가는데 그냥 내버려 두겠는가? 매로 채찍으로 때려 징계를 하지 않겠는가? 자식이 나쁜 짓을 하는 걸 보면서도 내버려 둔다면 그건 패망하라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다윗의 큰아들 암논이 압살롬의 친누이 다말을 범하고 쫓아낸 후 압살롬은 보복을 결심한다. 이제나저제나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양털 깎는 날 잔치를 이용해 왕자들을 초대한 후 부하들을 시켜서 암논을 쳐 죽이게 한다. 그리고 압살롬은 외할아버지인 그술왕 달매에게로 도망친다.
사무엘하 13장에서 두 가지를 더 생각해보고자 한다. 하나는 강간당한 다말에 대한 가족들과 다말 자신의 태도이다. 다말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왜 근친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평생 혼자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압살롬이 다말에게 몸이 더럽혀졌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말 자신이 평생 숨어서 부끄러워하며 사는 것이나 뭔가 이상하다. 이것은 다분히 가부장적인 풍습에서 나오는 처사이다. 만일 남자가 어떤 여인에게 강제로 동침하게 되었다면 이토록 가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 유독 여자에게만 이렇게 몸을 정결하게 간수해야 시집을 갈 수 있는 법이 만들어져서 여자들을 구속했는가 말이다. 현시대에도 이 같은 법은 암암리에 우리 사회에 깔려있는 듯하다. 남자들은 자유 분방하게 행동하면서 여자들에게만 순결을 강요하는 풍토이다. 그러나 순식간에 일어난 그 일은 전혀 다말의 잘못이 아니었기에 꼭 그렇게까지 살지 않아도 되었는데 말이다.
두 번째로는 압살롬의 복수이다. 이러한 남성 중심의 가치관 하에서 여성 순결의 법칙에 따라 암논이 자기 누이를 범했기에 다말은 혼자 살도록 해두고 압살롬은 그에 대한 복수로 암논을 죽이는 것이다. 복수 때문에 자신이 왕자의 신분인 것도 까맣게 잊어버린다. 복수의 칼을 쓰고 피신해서 산다.
복수는 패가망신이다. 세상 가치관에서 보면 복수가 승리하는 것 같지만 하나님 나라에서는 용서가 승리를 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들을 용서하신 것처럼 우리도 용서할 때 천국을 누릴 수 있다.
사무엘하를 계속 쓰고 읽어가다 보면 다윗의 죄악이 퍼져가면서 얼마나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알 수 있다. 죄는 아예 초반에 짓지 않도록 애써야 한다. 그러나 죄를 지었다면자복하고 회개해야 한다. 매 순간순간 나를 살피고 돌아보아야 한다. 죄가 발견되면 회개하고 그 죄악을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고 이다음에 하늘나라에 입성해서 영생을 살아갈 천국백성이기 때문이다. 이 땅에서 저지르는 우리의 모든 행위는 죽음 이후에 상벌로 주어질 것이다. 영생이냐 영벌이냐가 두렵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