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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Dec 11. 2024

다윗 왕의 말을 듣지 않는 요압 장군

삼하 20장

사무엘하 20장은 세바의 반란 사건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요압 장군의 행동이 중간에 들어가 있는데 눈길을 끈다. 앞서 사무엘하 18장에서 요압 장군은 압살롬의 반역을 진압하면서 '아들 압살롬의 목숨 만은 살려두라'는 다윗왕의 간절한 부탁을 듣지 않고 죽이고 말았다. 그러자 다윗왕은 압살롬의 군대 장관이었던 아마사를 다윗 군대의 총사령관으로 임명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요압 장군이 세바의 반란 사건 진압하면서 같은 편인 군사령관 아마사를 인사하는 척하다가 단칼에 찔러 죽이고 만다. 아마는 창자가 다 쏟아져 나올 정도로 심한 상태로 죽어서 한길 바닥에 누워 있다. 군인들이 눈 뜨고는 차마 그 앞을 지나가지 못아마사의 시체를 길에서 들로 가져다 놓고 옷으로 덮어 놓는다. 아마사를 따르던 군인들은 요압을 따른다. 요압은 아벨벧마아가로 숨은 세바를 잡으려고 성을 포위한다. 슬기로운 여인이 평화로운 그 성을 지키고자 세바의 머리를 잘라 성밖으로 내던져주면서 세바의 반란은 완전하게 진압된다.  군대의 총사령관 아마사 죽승리를 이끈 요압은 군대의 총사령관이 다.


그런데 여기서 다윗과 요압의 관계는 점점 멀어진다. 성경의 행간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왕과 군사령관인 둘 사이의 균열은 이미 요압 장군이 압살롬을 죽였을 때부터 시작되었고 아마사를 죽이면서는 더욱 그 간격이 벌어지게 다. 군인들은 요압을 따르고, 요압은 싸움마다 승리를 이끌어 다윗 군대의 총사령관이 되지만, 이제 요압은 다윗 왕이 더 이상 마음두지 않는 사람이 되고 만다.


후에 다윗이 솔로몬을 왕으로 세울 때, 요압 장군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유언한다.

"요압이 나에게 한 일을 기억해라. 무죄한 자의 피를 흘렸으니 평안히 죽지 못하게 하라."

결국 솔로몬의 명령에 따라 요압은 브나야에게 죽임 당하고 만다.


함께 일을 하지만 마음에 맞는 사람이 있고 마음에 안 맞는 사람이 있다. 아랫사람이 능력과 실력이 너무 좋아도 문제이다. 그러면 윗사람 말을 잘 안 듣고 자기편을 만들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다.


실권을 쥔 사람에게 충성하느냐? 자기 실력을 믿고 독자적으로 행동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우리는 늘 상대방의 음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그것을 알고 그 마음을 시원케 해줄 수 있다면 똑같은 승리라도 더욱 값지고 의미 있는 승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관계의 신뢰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더, 다윗 왕의 인정에 이끌리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왕이 되려고 아버지인 자신을 배신한 반역자 압살롬을 살려 두는 게 맞는가? 하는 부분과 압살롬의 군대장관 아마사가 투항해온다고 해도 그를 총사령관으로 삼는 것이 옳은가? 하는 부분이다. 요압은 인정에 이끌려 옳지 않은 판단을 하는 왕의 모습을 무조건 따를 수 없었을 것이다. 


나라의 지도자는 가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는 개인이 아니라 나라의 왕으로 세워졌기에 공적 존재임을 인식하고 보다 냉철한 판단을 내려야 했을 것이다. 사적인 감정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람은 공적 지위를 가져서는 안 될 사람일 수 있다. 다윗왕이 보다 올바른 판단을 하고 인정에 치우치지 않았다면 요압 같은 용장의 깊은 충성심을 이끌어낼 수도 있었겠다 그런 생각을 해본다.


인간관계는 쪽만 잘해도 되는 게 아니다. 쌍방이 잘해야 좋은 관계가 된다.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관계가 되려면 피차 자을 먼저 살피고 자신의 신분과 지위가 어떠한가를 따져보고 모두를 위한 올바른 판단인가를 잘 헤아려야 하겠다.

현대어성경 사무엘하 20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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