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 19장
천하의 악녀 이세벨은 엘리야가 갈멜산 대결에서 이긴 후 바알의 선지자들을 모두 죽였다는 소식을 듣고 엘리야를 잡아 죽이겠다고 한다. 그러자 엘리야는 죽음이 두려워서 굴속으로 피신을 한다. 자신이 갈멜산 대결에서 하나님 대 바알과 아세라 우상들과 1:850으로 이긴 것을 순간 잊어버린 채 물불을 안 가리는 권력 앞에서 그만 벌벌 떨고 있다.
그때 하나님의 천사가 나타나 먹을 것을 주며 말한다
"일어나 먹고 마셔라. 네가 갈 길이 아직도 멀다."
엘리야의 사명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주님의 말씀에 따라 40일 동안 밤낮으로 걸어서 도착한 하나님의 산 호렙에서 엘리야는 하나님을 만난다. 폭풍, 지진, 불길이 지나가지만 하나님은 계시지 않고 고요히 속삭이는 음성으로 주님은 말씀하신다. 엘리야의 마지막 사명 3가지를 알려 주신다. 하사엘을 아람 왕으로, 예후를 이스라엘 왕으로, 엘리사를 자신의 뒤를 이을 예언자로 기름을 부어 세우라는 것이다. 이 세 사람은 아합과 이세벨을 처단할 일을 할 것이라고 한다. 악은 이 세 개의 칼 중 그 어떤 것도 피하지 못한다.
거기다가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하나님의 사람 칠천 명도 남겨두었다고 말씀하시며, 자기 혼자 남아서 이제는 죽을 수밖에 없다고 절망한 엘리야를 안심시킨다.
엘리야는 가장 먼저 엘리사를 만나 자신의 겉옷을 벗어주며 예언자로 세운다. 엘리사는 열두 겨리 소로 밭을 갈고 있다가 엘리야를 만난 후 부모님께 가서 인사를 드리고, 황소 두 마리를 잡아 이웃 사람들과 나누어 먹은 후 엘리야에게서 예언자의 길을 이어받는다.
"사명이 남아 있는 한 하나님의 사람은 죽지 않는다."
사역의 길에서 승승장구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비록 혼자 남았다고 생각해서 사역을 접으려고 할 때에도 하나님은 직접 만나주신다. 사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사명이 남아 있는가 아닌가가 중요하다.
그러나 마지막 사명까지 잘 감당했다면 기쁘게 받아들일 일이다. 하나님의 사람에게는 죽음도 순교이기 때문이다. 순교자는 하나님 나라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앉게 된다. 그러나 사명이 남아 있다면 더욱 세미하게 고요하게 자신의 할 일에 대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일이 필수이다.
요즘 같은 우리나라 정치 불안정 상태에서도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음성을 잘 들어야 한다. 어째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무당에게 가서 빌면서 정치를 하는 사람을 지지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마치 아합과 이세벨을 연상케 하는 지금의 정치 상황에서 엘리야처럼 올바른 말을 하는 기독교 지도자가 없다. 하긴 맘몬신을 섬기는 대형교회와 편법으로 아들에게 세습을 하는 풍토 속에서 제대로 된 올바른 길을 제시할 수가 있겠는가? 벌써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단계가 된 것이다.
나는 가정중수를 외치며 큐티목회에 올인하여 꽤 성공한(?) 모 교회의 인터넷 방송을 가끔 듣는 경우가 있다. 평일에 집에서 쉴 때나 집안일을 할 때도 자주 틀어놓고 듣는다. (사실 나는 평신도 시절에 이 교회에 나가지 않고 다른 교회를 다니면서도 약 1년간 매달 자동이체로 성전건립을 위한 헌금을 한 적도 있다. 그만큼 나는 이교회 사역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방송을 듣다가 '이제 더 이상 이런 것은 들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재당선되어 잘 되었다'는 이야기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결렬된 것이 우크라이나 잘못인 것처럼 얘기하는 대목에서 '아, 이건 아니구나!' 싶었는데, 내란수괴죄로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는 현 위정자에 대고 '보수가 바르고 옳다'는 주장에 기암절벽을 했다.
"어찌 그리도 판단력이 흐릴까?"
세계 1위인 자가 무엇이 두려워서 자신보다 약한 많은 다른 나라들에게 고관세를 부과하고, 여러 가지 제재조치를 취하겠는가? 그것은 벌써 '1등의 자리를 곧 놓칠 수 있어서 위험하다'는 것을 시인하는 격이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기에는 힘이 달린다'는 증거로 볼 수밖에 없다.
세계 최강국이면 다인가?거슬러거슬러 올라가 보면, 신대륙으로 건너가 원주민을 죽이고 내쫓고 땅을 차지한 도둑의 나라가 아닌가? 나라와 나라가 전쟁을 하면 무기를 팔아먹는 나라가 아닌가? 희귀 질병 등 전염병이 생기면 약과 백신을 팔아먹고 더욱 부자가 되는 나라가 아닌가? 하나의 나라를 둘로 나누어놓고 원조를 한다, 군사지원해서 안보를 지켜준다, 하면서 자국의 실리만 추구하는 나라가 아닌가? 기독교국가라면서 자기 나라 이익에만 혈안이 된 나라가 아닌가? 과거 약소국이었던 우리나라나 현재의 약소국인 우크라이나나, 부자 나라가 전혀 자국의 이익이 없는데 돕겠는가?
그러나 하나님의 법칙은 대가 없이 돕는 것이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 안보를 빌미로 지하자원을 빼앗아오려는 생각은 강대국의 논리에 따른 강탈이다. 전쟁에서 진 불쌍한 나라에 지원은커녕 그 나라 대통령 얼굴에 먹칠을 하고 창피를 주어서 돌려보내는 것이 어찌 최강국이 할 일이란 말인가?
우리나라 최고 위정자들 역시 다르지 않다. 국민이 안겨준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죽이는 잘못을 저지르는 극보수들 역시 하나님을 알되 예수님은 모르는 유대인, 서기관과 바리새인 같은 사람들이다.
여전히 통하지 않는 이념논리를 가지고 국민들을 속이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지금 여기까지 얼마나 많은 관문을 통과해 온 국민이던가! 천사로 가장해서 아무리 선한 척해보아도 그 속이 악하다는 걸 다 알아볼 수 있다. 똑똑한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가면과 위장술에 속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까 돈이나 힘깨나 있는 부모 밑에서 어렵지 않게 살아온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이 알지도 못하는 기막힌 죄를 짓고 결국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야만 깨닫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열왕기상 19장을 쓰고 묵상하며 바로 악의 대명사인 아합과 이세벨이 있음에도 자신의 사명을 끝까지 잘 감당하는 엘리야 선지자를 보며 힘을 얻는다. 우리 기독교에도 이런 참 지도자가 있으면 좋겠다. 많은 종교지도자들과 신자들이 악한 정권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려 동색이 되어도 엘리야처럼 하나님의 음성을 바로 알아듣고 죽음을 불사하고 사명을 감당하는 그런 기독교 지도자 말이다.
나는 오늘도 기도하며 기다린다. 세계와 나라와 국민을 살릴 사람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제 아무리 악한 세상이어도 정의는 살아있다. 하나님의 통치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우리는 곧 그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이후에 나오는 아합과 이세벨의 최후가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