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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Jan 17. 2023

뜻밖의 눈산행과 꿈 이야기

서울 대모산+구룡산 눈산행

전에 토산(※1)님들과 서울둘레길 코스로 대모산과 구룡산을 걸은 적이 있는데 정상에는 못 올라봤다. 오늘은 정상에 올라볼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인테리어대장님 리딩에 수도산(※2)님들 모두 7명 산행이다. 남자 3명(대장님, 아라다님, 말뫼님), 여자 4명(서우님, 도윤님, 메이킴님, )이다.


매주 토욜에 산행하는 나로서는 이번 주말은 설 명절 주간이니까 미리 1주1산을 해두면 좋을 것 같다.


대모산+구룡산 산행은 수서역 6번 출구~들머리~대모산~낭만길~구룡산~코이카~양재시민의숲 코스로 총 7km, 4시간 소요 예정이다.


대모산+구룡산 산행은 뜻밖의 눈산행이 되었다. 어제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우릴 반긴다. 상고대도 아직 다 녹지 않고 나뭇가지에 꽃으로 피어있다. 살짝 싸한 날씨이지만 걸으니 시원해서 좋다. 느리게 천천히 여유 있게 잼나다.


대모산 정상 조금 남겨두고 정자 옆 양지에서 점심을 먹는다. 쉘터를 두르고 둘러앉아 약 1시간 정도 정겹게 가져온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어묵, 떡, 라면, 새우젓, 김치 등 다양한 재료와 맛있는 빵, 샌드위치, 꿀유과, 순대, 크림찰떡, 곶감, 배, 오징어젓갈, 누룽지 등을 가져오신 산우님들 덕분에 식탁이 풍성하다. 인테리어 대장님은 부지런히 섬겨주시고 우리는 먹기바쁘다.


점심 식사 후에는 눈밭 의자에서 예쁜 사진을 찍는다. 모두 한 사람씩 앉아서 사진에 담는다. 차암 싱그러운 풍경이다.


대모산 정상에서 기념샷 찍고 구룡산을 향해 가는데 상고대가 엄청 예쁜 신비의 공간이 나타난다. 롯데월드가 훤히 바라다 보이는 곳이다.


"햐! 최고최고!"

"이렇게 이쁠 수가!"

"설악산, 한라산 멀리 안 가도 가까운 곳에서 이런 진풍경을 보다니!"

다들 한 마디씩 한다. 복한 순간이다.


대모산에서 구룡산 쪽으로 오니까 눈이 제법 많이 쌓였다. 능선길이라 걷기도 좋고 날씨도 그다지 춥지 않다. 추운 게 싫은 나는 딱 알맞은 산행이다.


부담 없는 산행이면서도 대모산과 구룡산 정상을 찍는 새로운 산행이라 기분이 참 좋다.


구룡산 정상에서는 잠실종합운동장, 롯데월드, 남산, 도봉산까지 시원스레 조망이 된다. 미세먼지 없이 맑은 날이라서다. 구름도 없는 파란 하늘이 눈산행의 분위기를 한 띄워준다.


하산길은 마른 단풍이 남아있고 양지라서 아이젠을 벗고 걷는다. 너무 빨리 내려온 것 같다. 오전 11시 수서역 출발해서 오후 3시 30분 양재시민의숲역으로 하산한다.


점심을 너무 푸짐하게 먹어서 둘둘치킨에서 마늘치킨과  후라이드 치킨으로 간단하게 뒤풀이한다.


메이킴님이 갑자기 '꿈이 뭐냐?'라고 질문을 해서 모두 돌아가며 꿈이야기를 한다.


지금은 기력이 있어서 산을 타지만 더 나이 들어 산을 못 타면 호수나 강 옆에 집을 짓거나 컨테이너 하나 갖다 놓고 낚시를 하고 싶다. 여행 좋아해서 지금까지도 많이 한 편인데 앞으로도 계속 여행하는 게 꿈이다. 담배를 끊고 한 달 담배값을 아껴서 월 3만 원씩  아이 아빠로 매달 12만 원씩 후원을 하고 있는데 계속 꾸준히 하고 싶다. 좋은 글을 써서 책을 내고 싶다.


돈 잘 버는 딸과 함께 이번에 어느 장애우 단체에  큰 돈을 기부했다는 산우님은 앞으로 물질 외에  더 나아가서 몸으로도 봉사를 하고 싶단다. 그런데 정작 질문을 한 메이킴님은 꿈이 없고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것이 꿈이란다. 서우님은 다른 일정이 있어서 뒤풀이 안 하고 먼저 가서 꿈 이야기를 못 들어보았다. 다음에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이야기는 조금 더 확장이 되어서 전주 이 씨 족보가 2명, 영광 고향이 2명, 족보고향과 학벌과 나이를 파다가 뒤풀이 마무리를 다.


, 뒤풀이 시간에 아라다님이 '꿈보다 목표가 중요하다'고 얘기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꿈은 막연해서 이루지 못할 수도 있지만, 목표는 분명해서 이루기가 쉽다는 것이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루다 보며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큰 꿈을 이루는 순간이 온다는 것이다. 그렇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느리게 천전히 꾸준히, 어째 내 산행 모토랑  닮았다.


낭만길 느림의 미학 힐링 산행 리딩해주신 인테리어 대장님과 맛있게 멋있게 사시는 함산한 산우님들 모두 감사하다.


※1. 토산 : 토요산악회

※2. 수도산 : 다음수도권산악회

서울 대모산+구룡산 눈산행
맛있는 점심식사
서울 대모산+구룡산 산행 기록 : 총 7.7km, 4시간 30분 소요(휴식, 점심 시간 1시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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