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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Jan 15. 2023

3년 만에 운무 속 신선나라로

보령 오서산

신나산(※1)에서 보령 오서산 산행을 간다. 코로나 이후 거의 3년 만의 재개이다.


이전에 오서산은 다녀왔는데 그때도 곰탕(※2)이어서 날이 맑은 날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날이 흐리다. 아마도 오늘도 곰탕이어서 서해바다 조망을 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오서산 산행은 자연휴향림~정암사~통신중계소~오서산 정상~억새군락~오서정~1600계단~월정사~상담마을 코스로 총 7.7km, 4시간 소요(휴식, 점심 시간 포함) 예정이다. 하산해서는 백제 해장국으로 뒤풀이를 할 다.


짝꿍이 전에 몇 번 함산 했던 보리보리님이어서 반갑게 만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산악회 소개도 해준다.


다행히 오늘 비는 안 내린다. 운무 가득해서 신선나라 산행을 하는 듯하다. 날씨는 포근해서 옷도 그리 두껍지 않게 춘추복만 입고 겉옷은 모두 벗어서 배낭에 넣고 걷는다.


이런 날 저런 날이 있는 것이다. 서해바다는 아예 운무 속에 묻혔지만 다른 날에 오서산에 또 오라는 신호이다.


오서산 산행은 신나산님들 모두 36명 참석했다. 기존회원 50%, 새로 온 회원 50% 참여했단다.


신나산은 역사가 13년 되었다는데 점잖고 매너가 좋고 따스한 산악회다. 선두는 지리산 대장님, 중간은 산길 대장님, 후미는 강산바람 대장님이 맡아서 찬찬하게 리딩해주신다. 느리게 천천히 여유 있게 산행하니 참 좋다.


억새능선에 올라오니 바람이 조금 불면서 살짝 춥다. 얇은 바람막이를 입고 걷는다. 정상석 가까이 오니 더 춥다. 겉옷을 꺼내서 입는다

  

오서산 정상에서 100대 명산 인증숏 찍는다. 나는 오서산은 100대 명산 찍을 때 2020년 1월에 왔었는데 오늘은 어게인이 되겠다.


오서산 산행은 딱 신나무실 님들만의 독무대다. 가끔 둘씩 셋씩 지나가는 이들이 있지만, 거의 우리가 아니었으면 오서산이 꽤나 쓸쓸할 뻔했다.


노을과 억새가 아름다운 오서산이라는데 나는 노을도 억새도 제대로 보질 못해 아쉽다. 언제 날씨 좋은 가을날에 하루 전에 와서 노을과 억새를 보고 보령에서 묵어가도 좋을 듯하다. 곧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오서산은 정상석이 2개다. 정상석에서 개인사진과 단체사진을 찍는다. 운무가 더욱 짙어지지만 분위기는 최고다.


뒤로 조금 되돌아가서 포근한 삼거리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나는 호박죽과 삶은 계란과 배를 싸갔다. 짝꿍은 김밥과 토마토, 지리산 대장님은 볶음밥과 미역국을 싸 오셨다. 서로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며 맛있게 먹는다.


오서산 전망대 오서정을 지나는데 아무것도 안 보인다. 오늘은 그러려니 한다. 비가 안 오는 것만도 감사를 하며 데크길이 많은 쪽으로 하산을 한다.


오서산은 멋진 나무들이 많다. 이전에 왔을 때는 전날 밤에 나무 꿈도 꿨는데, 오서산에 와 보니 딱 꿈에서 본 나무들이 있어서 신기했다. 무가 휘어지면서 절묘한 모습으로 자라는 것은 아마도 서해바다 바람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하산길 데크길도 참 예쁘다. 낙엽이 마른 모습과 나뭇가지에 영롱한 이슬이 맺혀 있어서 사진에 담아본다.


잠시 운무가 폴폴 날리며 서해바다가 보이는가 싶더니 우리가 걷고 있는 길까지 순식간에 덮어버린다. 신비스러운 길이다.


하산하면서 1시간만 더 정상에 있다가 내려왔으면 서해바다가 보이느니 어쩌니 한다. 운무가 날리면서 하늘이 조금 맑아지는가 싶어서다.


그런데 곧 또 운무 속에 온 산이 파묻히고 만다. 우리 보고 정상에서 기다려봐야 오늘은 서해바다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오늘 안전하게 즐겁게 산행했으면 된 거다.

항상 아쉬움보다는 감사를 먼저 하는 게 좋다.


상담마을로 내려와 버스로 백제 해장국으로 이동해서 뒤풀이를 한다. 식사 후에는 광천시장에 들러 새우젓과 오징어젓을 사 온다. 푸짐하다.


※1. 신나산 :  수원신나무실산악회

※2. 곰탕 : 산행 중 운무 때문에 아무 조망도 없는 상태

보령 오서산 운무 산행
오선산 산행 기록 :  총 7.7km , 4시간 소요(휴식, 점심 시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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