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모드 5(비자산 공원)

by 서순오

울 남편은 체력이 좀 약한 편이다. 자긴 괜찮다고 하는데 쇼몰 돌아보고는 벌써 그만 걷고 싶은 모양이다. 울 딸이랑 사위는 무어라도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하는데, 비자산 공원은 안 가겠단다. 그래서 쇼핑몰 쉬는 공간에서 담배나 피면서 앉아서 쉬기로 했다.

"왜 같이 가지? 그것도 힘들어?"

내가 아쉬워하자 울 딸이 옆에서 한 마디 한다.

"누구나 다 자유가 있는 거야. 아빠 하고 싶은대로 하게 냅둬. 강요하지 마."

"그래, 알았어."

그도 그럴 것이 울 남편이 제일 싫어하는 게 쇼핑몰 구경하는 것이다. 내가 무얼 사러가자고 하면, 나보고 들어가서 사오라고 하고 자기는 항상 밖에서 기다린다. 그런데 오늘은 딸과 사위 덕분에 쇼핑몰을 몇 층이나 돌아본 거다.


암튼 울 남편 빼고 우리 세 사람은 비자산 공원으로 간다. 쇼핑몰에서 비자산 공원까지는 긴 다리 같은 것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길이 멋스럽게 꾸며져 있다. 혀 연결다리 같지가 않다. 양 옆으로는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다.


비자산 공원은 아주 이국적이다. 호수를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는 로봇 배가 있다. 감탄을 하면서 걷는다. 신기하기만 하다.


비자산 공원 호수가 그림 같다. 꽃과 용수나무, 백로와 흑로가 노니는 모습이 어느 영화에서나 볼만한 풍경을 자아낸다. 울 남편이 같이 안 걸어서 아쉽다. 우리 부부 인생샷 찍을 좋은 기회였는데 말이다.


'용수나무'라는 것은 '늘어진 나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호수 주변으로 아주 많이 자라고 있다. 이렇게 저렇게 아무렇게나 얽혀 자란 나무줄기 사이로 들어가 놀고 있는 아이들도 있다. 젊은 부모들은 즐겁게 바라보며 사진 찍어주기에 바쁘다. '감사정'이라는 정자에서는 선녀 날개옷(?)을 입은 여인이 사진을 찍고 있다. 풍경이 풍경인 만큼 울 딸과 사위도 몇 컷 남긴다. 나와 울 딸도 나란히 서서 인증숏 찍는다.


울 남편이 기다리고 있는 쇼핑몰 쪽으로 돌아오는데 비가 한방울씩 떨어진다. 심천의 날씨는 변덕이 심하다. 화창하게 개었다가 갑자기 비가 한 차례씩 쏟아지기도 한다. 덥기는 한데, 그래서 또 더위를 식혀주기도 한다. 사람이 살아갈 수 있도록 날씨까지도 제 역할을 다하는 구나 싶다.


비자산 공원은 이번 심천 여행의 두 번째 인상적인 장소가 될 것 같다. 이번에는 울 외손녀 돌잔치로 왔기 때문에 첫 번째 장소는 단연 그 장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발마사지를 받으러 가려고 하는데, 주차 장소가 마땅치 않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주차공간이 없기도 하고, 또 주차할 자리가 있어도 울 사위가 운행하는 차가 너무 크기도 해서이다.

"그냥 집으로 가자!"

발마사지 하는 곳 두 군데를 들렀다가 결국 네 사람 모두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덕분에 일찍 숙소에 들어와 목욕하고 쉬니 더 좋기만 하다. 돌 잔치로 바쁜 데도 엄마 아빠 여행시켜주려고 애쓰는 울 딸 부부가 고맙기만 하다. '딸 잘 두면 비행기 탄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울 딸 덕분에 자주 비행기를 타는 사람이 되어서 감사하고 감사하다.

쇼핑몰과 비자산 공원 연결다리
연결다리에서 내 모습과 울 딸과 사위 정다운 모습
비자산 공원 이름표와 공원
비자산 공원 호수
용수나무
용수나무 길에서
용수나무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울 딸과 둘이서, 울 딸 부부 정답게
감사정에서 선녀 모습 연출하는 여인
감사정
호수에서 노니는 백로와 흑로
비자산 공원
심천에서 가장 높은 빌딩
연결다리
연결다리 끝 쇼핑몰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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