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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Jan 19. 2023

뇌를 조종하는 사람들

영화 <블랙 위도우>

<블랙 위도우>는 마블영화라는데 아마도 게임에 나오는 것을 영화화한 모양이다. 이전 작품을 모르면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는데,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어차피 나는 게임을 모르고, 마블영화라는 게 어떤 건지가 궁금해서 보는 것이다. 마블은 '대리석'이라는 뜻인데, 주인공이 단단하다는 건지, 영화 내용이 조각조각인데 시리즈처럼 계속 이어진다는 뜻 모르겠다.


<블랙 위도우>는 레드룸의 스파이들이 한 가족으로 위장하고 활동하는 이야기이다. 레드룸은 버려진 아이들을 선별해서 블랙 위도우를 만들어 세상 가운데 내보낸다. 온통 레드룸의 지령(지령이라기보다는 뇌에다 조종가능한 것을 심는다)을 받는 블랙 위도우들 천지이다.


그런데 위장가족(엄마, 아빠, 언니 나타샤, 동생 엘레나)도 지령을 받고 파견된다. 가다가 공격을 받아 뿔뿔이 흩어진다. 나타샤 로마노프와 엘레나는 함께 적들과 싸운다. 엄마는 돼지 뇌에 칩을 심어 조종하는 훈련을 하고  레드룸을 찾아 나선다.


나타샤 로마노프는 어머니가 버린 게 아니라 빼앗긴 것이다. 뛰어난 블랙 위도우가 될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기에 선택되고, 나타샤 로마노프의 어머니는 그녀를 계속 찾다가 레드룸의 부하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결국 위장가족들은 모두 만난다. 이제 정신적으로 정이 들어 진짜가족이 된다. 나타샤 노마노프는 레드룸을 죽이고 블랙  위도우들을 설득한다며 혼자 남고 가족 세 사람은 헬리콥터를 타고 떠난다. 그러나 엔딩 자막도 다 지나가고, 영화 마지막에 동생 엘레나가 묘비가 있는 나타샤 무덤에 가는 걸 보면 그녀가 죽었음을 알 수 있다. 언니를 죽인 사람의 사진 한 장이 동생 엘레나에게 복수는 미션을 남긴다. 다음 영화는 이런 내용을 담을 것 같다.


실제 뇌를 조종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 들어보았다. 그저 상상 속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사람이 생각해 내는 모든 일은 현실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날고 싶은 인간은 비행기를 만들었고, 유전자 인간은 거의 실험단계를 마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랑의 대상으로 인간을 만드신 창조주의 영역을 넘보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의 종말이 올 수도 있다.


사람들은 이제 결혼하지 않고도 잘 살아간다. 결혼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고 딩크족으로 살아간다. 이혼을 대수롭 않게 여긴다. 인구는 줄어들고 사람이 없는 인구절벽인 세상은 망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영리한 인간은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 유전자 인간을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유전자 인간은 뇌를 조종할 수 있다. 모든 것이 가능한 인공지능 인간이 되어 세상을 지배하며 살아갈 것이다.


피조물인 인간이 자신을 만든 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처럼 유전자 인간은 자신을 만든 인간의 영역을 침범할 것이다. 이건 상상이다. 그러나 상상은 실제로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타인에 의해 뇌가 조종되는 세상,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가! 과학 기술의 발전은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가? 결국은 자기 스스로를 파괴하는 자리까지 나아가고 말 것이다.


<랙 위도우>는 박진감 넘친다. 어쩌면 그리 싸움을 잘하는지, 꼭 싸우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같다. 스릴러물이다. 2시간 14분짜리 영화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시간 보내기는 좋은 영화이다.


※ 블랙 위도우 : 검은이끼거미.

외국 프로 레슬링에서, 상대편의 목, 어깨, 팔을 공격하는 기술의 하나. 상대편의 한쪽 팔과 목을 다리로 감싸 잡고 상대편의 나머지 한쪽 팔을 잡아당겨 고통을 가한다. ⇒규범 표기는 ‘블랙 위도’이다. [black widow]

영화 <블랙 위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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