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여행(3) : 외암민속마을, 고구마 캐기 체험
외암민속마을은 뒤쪽으로는 설화산이 보이고 파란 하늘에 흰 구름, 초가집과 기와집이 잘 어우러지고, 앞 쪽으로 개천이 흐르는데 물이 참 맑다. 초가 정자와 물레방아, 소나무를 지나간다.
외암마을 안내가 있어서 읽어본다.
외암마을
Oeam folk village
아산현과 수려한 계곡으로 유명한 광덕산과 설화산 아래 고즈넉이 자리 잡은 외암민속마을은 주민들이 성현 택리호도에 실제 거주하는 곳으로 마을 내 소나무 숲과 돌담, 샘터 그리고 초가와 기와집, 돌담이 어우러져 500여 세월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외암마을은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전통가옥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외암마을을 방문하신 여러분은 전통문화유산의 의미를 아는 관광을 통해 조상의 얼을 되새기고, 민속마을, 민속놀이, 민속음악, 아산온천 등 아산문화의 멋을 함께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삶의 여유를 느끼며, 옛 선조들의 풍성한 인심과 생활문화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사방이 큰 느티나무 숲에 둘러싸인 곳에서 돌담과 초가의 조화를 감상하실 수 있고, 자녀들에게 전통문화교육을 통해 유익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보존촌으로 지정된 외암마을로 언제나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외암마을의 소리 없는 환영 인사를 받으며 개천을 지나 외암마을로 들어선다. 가장 먼저 고구마 캐기 체험을 한다. 체험이라야 자기 앞에 놓인 호미를 들고 고구마 줄기 하나를 잡아 달려 나오는 고구마를 망에 담는 정도이지만 말이다. 나는 어려서 촌시골에 살 때, 산밭에 고구마를 심어도 보고 캐어도 보았다. 방에 수숫대로 엮어서 만든 고구마 저장 공간에 고구마를 수북이 쌓아놓고 거의 겨울 내내 고구마를 먹었다. 동치미나 김치와 함께 먹는 고구마는 주 식량이기도 했지만 나는 질리지도 않고 맛있게 잘 먹었다.
사실 며칠 전에 경기도 화성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울 남편 친구분이 고구마를 한 20kg가량 주셨다. 너무 많아서 시어머니도 드리고 쪄 먹고 있는 중인데, 오늘 또 고구마를 약 1.5kg 정도 캐서 조그만 망에 담아서 가져간다.
"좋아하는 고구마 복이 터졌다!"
고구마 먹을 생각에 군침이 돈다.
이제 천천히 외암민속마을을 돌아본다. 옆 짝꿍이랑 같이 살방살방 걷는다. 기와집, 초가집 어우러져 있는데 집집마다 특색이 있다. 다들 예쁘게 잘 꾸며놓고 사신다. 어느 집은 꼭 예술가의 집 같다. 커다란 항아리를 화분 받침대로 사용해서 꽃을 키우는데 얼마나 멋이 있는지 한참 동안 감탄하며 들여다본다.
집집마다 직접 만든 특산품들도 판다. 식혜, 엿, 고추장, 청국장, 개복숭아 액, 전통차, 사과, 왕대추 등을 판다. 다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한 집으로 들어가서 각자 청국장 3개를 5천 원에 사 온다. 채취도 어렵고 귀하다는 개복숭아 액이 관절과 뼈에 좋다 해서 사 올까 했는데 가져올 때 무거울 것 같아서 안 산다.
외암민속마을은 돌담길이 참 예쁘다. 초가집, 기와집들이 섞여 있는데, 대부분 돌담을 쌓고 사립문도 싸릿대로 만든 집도 있다. 집 안에도 길가에도 돌담 옆에도 하얀 구절초와 보랏빛 벌개미취 등 예쁜 꽃들이 군데군데 피어 있어서 운치를 더한다. 돌담과는 잘 익은 감나무의 감들이 잘 어우러진다. 길가에 돗자리를 펴고 들깨를 말리기도 한다.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라 정감이 간다.
마을 한가운데는 수령이 670년 된 고목 보호수가 있다. 키가 커서 하늘을 찌를 듯한데, 나무 둥치는 시멘트로 보수를 해놓았다. 아주 오래 산 나무이기에 외암마을의 역사라고 할 수 있겠다.
논에는 허수아비를 설치해 놓았다. 집에서 안 입는 옷들을 가져다 나뭇가지를 세우고 입혀놓은 것 같다. 허수아비들이 가지가지 다른 모습이다. 마치 풍년 축제를 벌이기라도 하는 품새이다. 전통적인 외암민속마을이 잘 보존되어 실제 사는 이들이나 여행하는 이들에게 늘 풍성한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