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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Jan 20. 2023

총알받이를 넘어 승리로

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오랜만에 영화관에 아이들이 단체로 왔다. 아마도 초등학생들인 것 같다. 왁자지껄. 내 옆에 옆에 앉은 남자분이 뭐라고 뭐라고 혼잣말을 한다. 시끄럽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영화관이 어느 정도 차니까 조용해지면서 영화 보는 맛이 난다.


영화 <장사리>는 6.25 전쟁 때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란다. 북한군이 러시아군의 도움을 받아 남한군이 부산까지 밀려갔을 때 일반인들도 피난을 갔다. 맥아더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이 실현될 때, 군산, 영덕, 장사리 등에서 교란작전을 펴게 되는데, 이때 어린 학도병들이 징집된다. 아직 훈련도 채 되지 않은 학도병들의 가슴은 뜨겁다.


"나라가 없으면 부모형제자매도 없다. 알겠나?"

지휘관의 말에 학도병들은

"네!"

힘차게 대답한다.


그러나 전쟁에서 싸움은 만만치 않다.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특별히 장사리에서 싸우는 학도병들은 지원군도 없이 고립되어 죽을 둥 살 둥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들은 미군 지휘부에 의하면 '총알받이다.


그러나 어린 학도병들은 '총알받이'를 넘어서 끝내 승리를 이끈다.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은 성공하고, 소수의 인원으로 적과 맞서서 교란작전을 펴던 모두가 다 군함을 타고 퇴각하는 와중에 스스로 남아 장사리 전투의 대미를 장식한 한 선장과 두 학도병의 죽음은 장렬하다 못해 거룩하다. 모두를 살리기 위한 희생이다! 그들의 죽음이 나라를 지킨다.


또한 이 영화의 재미는 아마도 여종군기자의 활약이기도 하다. 위험을 기사로 쓰기 위해 장사리로 가겠다는 여기자의 말은 사뭇 전투적이다. 여종군기자 역시 글로 학도병들과 함께 싸운 것이다.


장사리 앞바다에 서서 출렁이는 파도를 보며 오래전에 잃어버린 학도병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는 노인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하다.

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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