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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이공키로미터 Mar 05. 2022

허약체질 남자의 투병기 - 허리디스크 편

최근 아이들 학교 발 코로나가 가족에게 퍼졌고 용케 나만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 아내는 평소 골골하고 잔병치레 많은 나만 괜찮은 것을 의아해했고, 나도 격하게 동감했다. 


어릴 적에는 대략 건강했는데, 군대를 제대하고부터 허리 디스크, 역류성 식도염, 임파선염, 편도선염, 전립선염, 감기, 탈장 등 치명적이지 않으나 자잘한 질병으로 병원을 무수하게 다녔다.(하지만 선배가 그린 배너 그림처럼 댕기열에 걸린 적은 없다) 요즘처럼 계절이 바뀔 즈음에는 어김없이 목감기에 걸렸고, 조금 무리했다 싶으면 몸이 좋지 않았다.


일 년가량 머물렀던 공기 좋고 자연 좋은 캐나다에서 조차 이 징크스는 깨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몸이 좋지 않아 곤혹스러운 적이 많았는데, 친구와 놀러 가면 아픈 징크스도 있다.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몸살감기와 설사가 동시에 찾아와 진통제를 먹으며 관광지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맛집에 가서도 깨작거릴 수밖에 없기도 했다. 심지어 결혼식 당일에도 몸이 아파 두꺼운 내복을 입고, 감기약과 진통제를 먹고 식장에 들어갔었다. (다행히 신혼 여행지에 도착해선 극적으로 상태가 좋아져 허니문을 그럭저럭 넘겼었다.)

덕분에 웬만한 약, 건강식품, 질병에 관한 잡지식을 꽤나 많이 알게 되었다. 처음으로 나를 20년간 괴롭힌 허리 디스크에 대해 말해보자면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진단하는데- 디스크가 밀려 나와 주변 신경을 건드려 통증이 생기는 증상으로 통계상 성인 5명 중 1명이 걸리는 흔한 질병이다. 정도에 따라 수술, 주사요법, 보존치료 등이 가능한데, 경험상 충분히 쉬고, 바른 자세를 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면 좋아지는 병인 것 같다. 난 3군데 정도 추간판 돌출이 있는데 흥미로운 건 내가 간 유명 척추 전문의들의 치료법이 모두 달랐다는 것이다. (참고로 난 실손보험, 암보험, 건강보험, 종신보험을 가입했고, 회사 의료비 지원까지 받을 수 있어 돈 걱정 없이 웬만한 치료를 다 받을 수 있는 복 받은 처지이다.) 수술을 권한 의사도, 보존 치료를 권한 의사도 있었는데, 그 의견들이 너무 극과 극이라 어떤 치료를 할지는 내가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수술을 제외하고 다양한 치료를 받아보았는데, 가장 효과적인 건 꾸준히 했던 걷기 운동과 침이었다. 시간마다 틈틈이 해주는 허리 신전 운동(서서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임)도 꽤 효과적이다. 침은 의사의 스킬에 따라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급성통증에는 침이 가장 빨리 통증을 잡아 주는 것 같았다. 캐나다에서도 허리 통증에 침을 시술하는 곳도 많아서 신기하기도 했다. 내가 꾸준히 받고 있는 PT선생님이 허리 통증을 잡기 위해서는 엉덩이 근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해서 엉덩이 운동을 하기도 했는데, 이것도 제법 효과적인 것 같다. 

허리디스크는 심각한 질병이 아니고, 운동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통증을 잡기 위해서는 침이 효과적이고, 다만 무작정 수술부터 권하는 의사나 병원은 경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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