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재건축의 그림자, 그리고 기억

by nj쩡북

2.1 텅 빈 거리, 쓸쓸한 바람

차가운 아침 햇살이 버려진 건물들 사이로 스며들었다. 깜별이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주변을 살폈다. 한때 활기차고 따뜻했던 골목길은 이제 적막하고 쓸쓸해 보였다. 문이 활짝 열린 빈집의 유리창이 바람에 흔들리며 텅 빈 내부를 보여주었고, 주인 잃은 화분들이 거리에 나뒹굴었다. 공사장 곳곳에 세워진 '출입 금지' 표지판은 마치 거대한 미궁의 입구처럼 느껴졌다. 허물어진 벽들은 오래된 이야기들을 숨겨왔지만, 이제는 그 이야기들마저 사라질 듯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계의 굉음은 점점 더 가까워졌고, 공기 중에는 먼지 섞인 건조한 냄새가 가득했다. 낯선 미래만이 불확실한 모습으로 깜별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2.2 추억을 지워가는 시간

재건축 현장은 마치 거대한 상처 같았다. 발밑에는 부서진 기와 조각들과 떨어진 벽돌들이 흩어져 있었다. 저 멀리 크레인은 무거운 몸을 천천히 움직이며 오래된 건물들을 하나씩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 광경은 오랜 추억을 한 조각씩 지워내는 것 같았다. 특히 깜별이가 가장 사랑했던 빨간 벽돌집과 감나무가, 마치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는 듯 쿵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았을 때, 깜별이는 발끝까지 싸늘해지는 충격을 느꼈다. 쩌렁쩌렁 울리는 파괴음 속에서, 마지막으로 산산조각 나는 감나무 가지 사이로 작은 감씨 몇 알이 파편처럼 흩뿌려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정말 떠나고 싶지 않았던 걸까. 허물어진 자리에는 무엇이 들어설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만이 가득했다. 어스름이 내리는 폐허 속에서, 깜별이는 어딘가 멀지 않은 곳에서 아주 희미한 새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 소리는 과거의 추억처럼 멀어져 가는 동시에, 왠지 모를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것 같기도 했다.

위에 이미지는 기존 깜별이를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이 이야기는 저의 첫 더미북을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그린 그림도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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