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꿈 없이 살 수 있는가. 소설가란 꿈을 단념하게 살 수 있는가.
그렇다면 내 인생은 무엇인가. 나는 모른다.
그렇지만 원래 인생이란 게 알 수 없는 게 아닐까.
스스로 뭐라고 정의하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욕구가 없을 때조차 욕망하는 인간은 무엇이든 잡아먹는 괴물이 아닌가.
그러나 때때로 인간은 그런 괴물이 된다.
습관처럼 그렇게 되고 만다.
나는 살고 싶지만 살아있기 바쁘다. 살아있는 것도 버겁다.
게으르고 싶진 않지만 게으르지 않은 나를 상상하기 어렵다.
게으르기 싫다.
누워 있는 게 너무 좋다. 관에서 태어날 걸 그랬다.
좌우명은 ‘기준을 낮추되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자’이다.
견딜 수 없는 미움이 하나 있다. 스스로가 미워질 때다.
그럴 때면 삶은 죽음보다 더 고통스럽다.
부서질지언정 무너지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