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갑자기 쳐들어와 말한다.

"이 자식 글을 써라! 글을 써야 한다!"

나는 와구 먹던 과자 부스러기를 입가에 붙인 채로 답한다.

"아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지?"

그러자 거침없이 쏟아내는 말소리가 거진 내 멱살을 붙잡고 흔드는 수준이다.

"글을 써야 한다. 사람이라면 생산을 해야지! 생산하지 않고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아야 한다!"

나는 머쓱해서 손등으로 입을 비벼 닦는다. 갑자칩 기름에 손등이 번질번질하다.

"그런다고 글이 써지는 건 아니지 않아요우."

그러자 거침없이 파고드는 말소리가 거진 내 등짝을 쳐 내리는 수준이다.

"글은 계속 써야 느는 것이다. 사람은 뭐든 하면 늘어."

"아얏."

"찰싹찰싹 맞으면서 글을 써라. 철썩철썩. 이 한량아."

한량이면 좋은 거 아닌가.

그러므로 나는 누군가 부럽지가 않다. 글쎄 나는 아무것도 이루지 않음을 이루었다. 하하하 덤벼라. 그 어떤 위대함도 아무것도 아님 앞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돼버리는 이 마법, 그렇다 궤변이다. 또 어떤가 궤변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분간이 가지 않아버-.

찰싹찰싹

"그러므로 너는 글을 써야 한다!"

"아잇, 저는 지금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요. 쓸게 있어야 쓰지요. 어떠한 고난과 그런 역경이 있어야 마치 땅 속에서 뿍하고 솟아오른 지렁이 마냥 나오는 거예요."

으-

"왜 하필 지렁이인 거야."

"제가 보기엔 지렁이의 삶은 그저 위험천만의 삶이었습니다."

"그렇다 지렁이로 글을 써라!"

"아이고 쇤네 지렁이가 되어본 적이 없어 도저히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굽신굽신 손을 파리처럼 비비며 허리를 숙인다.

"내 알바가 아니다! 글을 써라 찰싹찰싹."

오늘도 내 등은 터져간다.

작가의 이전글짧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