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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세 Oct 24. 2023

스며들다

2023. 10. 20 (금)  오후 10시

시차적응을 위해 최대한 잠들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다. 내일 이곳 빌뉴스에서 차로 1시간 10분  거리인 카우나스로 가기위해 차를 렌트했다. 근교에 있는 샤를라이의 십자가 언덕도 들를 예정이다. 항구도시 클리이페다까지 가기 위해 차를 렌트했는데 잠시 뒤에 언급할 프닝 때문에 클라이 페다는 포기했다.  카우나스와 샤를라이만 다녀올 예정이다.

혹시나 해서 미리 국내에서 국제면허증을 발급받았다.  국가간 국제협정으로 국제면

허증과 국내면허증을 동시에 소지하면 운전이 가능하다.  처음으로 편의점에서 장을 봤다. 외식은 어쩌다 한 번. 나머지는 직접 게스트하우스에서 해결한다.  냉장고 안 음식의 비밀을 풀었다. 각자 보관한 음식은 다른 사람이 손대지 않는다. 주인이 구비해둔 것만 사용한다. 잘 지켜지는 듯하다.
그리고 떠날 때 남겨둔 것들을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것이다.

드디어 차를 몰았다. 어려움은 없다. 한국과 같은 왼쪽 운전대이다. 차는 토요타 랜드크

루저.  해프닝을 벌이느라  더 작은 사이즈를

요구했어야 하는데  그럴 겨를이 없었다.

짧은 영어실력 탓이다.   지나서 생각해보니  처음 방문했을 때 예약할거냐고 물어본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예약하고 왔냐> 로 들었다. 예약을 안하고 왔으니까 당연히 < no>라고 대답했고 상대방은 지금 바로 사용하겠다는 뜻으로 듣고 계약서를 작성.  지금 가져 가란다. 나는 아니 내일 아침 부터 쓸거라고 하니 지금 현재 오후 4시니 내일 오후 4시까지 가져오면 된단다. 재계약을
요구하니 사인해서 안된단다. ㅎㅎㅎ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가 저녁 7시 즉 세 시간 연장 비용만 확인하고 차를 몰고 나왔다.  하루 렌트 비용은 14만원 보증금이 한 28만원 쯤 된다. 이건 돌려 받는 돈이다. 무턱대고 가서 차를 빌리다가 벌어진 헤프닝이다. 시간도 두번 세번 확인하고 꼼꼼히 체크해야 하는데

그야말로 좌충우돌이다.  다음날 즉 토요일 새벽일찍 출발해서 시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각자의 기준이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여행은 첫째 좋은 사람 만나기 둘째, 좋은 명소가기(자연명소, 인문명소), 세째 좋은 음식 먹어보기 이다  그런데 나는 사실 음식에 대한 로망은 그다지 없다. 현지식을 먹어봤는데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비용은 꽤 나온다. 제대로 먹으려면 한 3만원에서 4만원정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가면 될 듯.

좋은 사람 만나는 것은 나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상대도 마음을 열고 다가와야 하니까. 운명처럼 또는 행운이 찾아와야 한다.

기회가 되면 카우치 서핑도 해볼 생각이다. 숙박비를 내지 않고 호스트집에서 잘 수 있는 방법이다. 앱을 깔고 기초가입까지 마쳐둔 상태  약간의 돈을 내고 가입하면 더 확실한 호스트를 소개해준다. 그래서 미리 감사의 답례품도 준비했다.  장사익 1 집 음반 10 장을 배낭속에 넣어서 왔다.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 준 10명의 사람들에게 줄 선물.  이 선물이 남김없이 주인을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숙소를 옮겼다. 다양한 숙소를 경험하며 안목을 키울 예정이다.

"스며든다"는 말이 딱 적당하다.  부지불식간에 조용히 스며드는 배낭여행객의 삶.  글을  매일 쓸 생각이다. 그토록 원했던 규칙적인 집필시간의 확보를 여기서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이다 365일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훈련이다. 고독이 가져다 준 최고의 선물이다.  나는 이  ' 글감옥'을 원했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서야 비로소 이 감옥에 들어 올 수 있었다.

시크릿 가든의  <그린 웨이브>를 들으며 하루를 마감한다.


도요다 랜드 크루져. 이때 까지는 여유만만했다

 

카우나스 천주교 대성당과 거리. 그리고 샤를라이의 십자가 언덕


가을정취 씬 나는 카우나스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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