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가 일지
2025.2.15(토)
나의 세계를 갖는다는 것. 그것은 축복이며 행운이다. 나의 세계는 은신처이며 세상과 맞서 싸우는 강고한 진지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를 가두고 고문한다. 고통 끝에 희열이 찾아온 다. 나는 마조히스트인가?
나의 작가 일지
<<발자크>>
빠르게 쓴다. 서툰 문장 때문에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이야기를 복잡하게 비틀고 더 많은 글을 쓰는데 신경 썼다.
감정 묘사의 대가, 김정을 표현하는 수식어구와 감정의 반복은 발자크를 일류작가로 만들었다. 수식 어구는 반드시 감정을 묘사하는 데 사용했다.
습관적으로 매일 같은 시간에 쓴다
발자크의 인물들은 현실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인물의 욕망대로 살도록 둔다
독자들은 작가들에게 자세한 설명보다는 날카로운 직관과 통찰을 기대한다
<<허먼 멜빌>>
- 상징을 사용한다(고래).
- 시적 문체로 인정받았다.
- 인물 성격 창조를 위해 복합성, 불확실성, 선택, 미스터리라는 네 가지 장치를 활용했다.
<<도스토옙스키>>
- 굴욕과 수치의 감정세계를 생생하게 그릴 줄 안다.
- 독자 스스로가 깊은 수치심을 맛보도록 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 장면 설정 후 A라는 인물의 마음속으로 침투, B라는 인물의 마음속으로 이동, 생각과 행동을 교차하며 묘사한다. 장면전환 시 감정을 이용한다.
작가가 인물을 격정과 혼란에 빠뜨리면 그 인물은 더 이상 평범한 사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지향점을 잃은 정신적 혼란을 겪는다. 그런데 대담한 행동을 한다
<<크누트 함순>>
내면의 독백을 이용해 두 가지의 시간대를 자유자재로 이동한다.
한 사람 안에 있는 양면성을 보여주기 위해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직선적이고 이성적인 방식보다는 꿈을 이용한 자기 성찰적 접근을 선호한다
에밀졸라의 자연주의 작가들을 비웃음. 그의 작품에는 예측 불가한 인물이 등장한다.
한 사람의 등장인물이 하나의 심리적 유형만을 드러내는 당대의 문학적 접근과도 동떨어져 있다.
<<오르한 파묵>>
“집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의식이나 세부적인 일들이 상상력을 죽이지요 그런 일들은 제 안에 들어있는 일종의 악마를 죽여 버립니다. 가정적이고 길들여진 하루 일과는 상상력을 사용해야 하는 다른 세계에 대한 열망을 사라지게 만들어요”
<<포크너>>
“이미 쓴 소설은 결코 자신의 꿈이나 가능성만큼 훌륭하지 못합니다. 언제나 꿈을 꾸어야 하고 자신의 능력보다 훨씬 높은 목표를 세 워야 합니다. 소설가는 자기 자신보다 더 나 으려고 애써야 합니다. 작가에게 책임이 있다 면 오직 그것은 그의 예술세계에 한해서입니 다.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명예, 자존심, 체면, 안정, 행복 등 모든 것을 잊어야 합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자기 욕망에 솔직하다.
내면의 검열 장치를 극복했다.
문체가 아름답다.
깊은 바다에 빠졌다. 처음에는 몰랐다. 내가 빠진 곳이 강이나 작은 연못이라고 생각했다. 헤엄을 칠 줄 알기에 폼나게 헤엄치며 놀기 좋은 곳이라 여겼다. 시간이 갈수록 내가 지금 있는 이곳이 단순한 연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곳은 바다이다. 거대한 대양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갔고 지금도 바다 어딘가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헤엄치고 있다. 살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이곳은 상상의 바다이다. 무의식의 바다이기 도 하다. 세상의 인구수만큼이나 다양한 표현방식과 세계관으로 거대한 상상의 바다를 만들었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이 바닷속으로 들어와 버렸다.
실로 어마어마하게 넓은 세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세계로 들어가는 나의 가슴속에 설렘이 있다. 흥분과 기대가 차오른다. 때로는 절망을 느끼기도 한다. 감히 상상도 못 한 표현방식으로 만들어진 세계가 나를 충격에 빠지게 한다. 천 개, 만 개의 다른 세계를 만난다. 좋다. 다 좋다. 들어오라. 기꺼이 환영한다. 인식의 확대, 경험의 축적이 나를 새로운 단계로 이끈다. 부지런히 팔다리를 움직여 바닷속에서 지치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을 배운다. 나도 그 세계의 일원이 되어 바다를 구성한다
토마스 만에서 시작하여 포크너로, 제임스 조이스로 버지니아 울프로. 보르헤스, 오르한 파묵까지 다 오라. 내 안에 그들을 사로잡아 나의 살과 피가 된다. 나보코프, 헤밍웨이, 구효서. 주저하지 않고 씹어 삼켜 영혼의 양식이 된다. 내가 바다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안 이상 살아남으려면 바다의 생존방식을 배워야만 한다. 오늘은 북북서로 내일은 남동쪽으로.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세계관을 가다듬는다. 필요한 기술을 배우고 권태와 싸우며 상투성과 완벽성의 함정에 맞선다. 나는 미약한 존재이다.
고독은 친구이며 나 자신이다. 고독을 벗 삼아 바다를 건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