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업

by 임경환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여학생 4명이 마지막 제자다.

우리 과가 아닌 유아교육학과에서 숲유치원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로

나이도 20대부터 거의 50대까지 각각 세대별로 한 명씩이다.

이미 사회생활을 해봤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여인들이다.

그 바쁜 시간을 쪼개어 학교에 오니 내 말 한마디 한마디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질문도 얼마나 많은지 가끔은 진도를 나갈 수가 없다.

학교에 와서 공부하는 시간이 치유의 시간이란다.

가정과 일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기로 돌아와

삶에 치여 미루어 두었던 공부를 하는 게 즐겁단다.

나이는 천차만별이지만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동료들과

어울림이 좋은가 보다.


마지막 강의로 그네들에게 발표를 하게 했다.

그리고 반강제로 내가 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오게 했다.

열심히 자료를 만들고 집중해서 책을 읽은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수업 후 피자집에서 종강 파티를 하고 아쉬워서

다시 커피집에서 밤늦게까지 대화했다.


내 수업을 그렇게 집중해서 듣고 내 수업을 고마워해서

그래서 보람이 있었으며 고맙다고 했다.

강제로 읽게 한 내 책을 읽고 그 책을 알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이 진심임을 나는 충분히 안다.

교육자로서 내가 나쁘게 살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어서 마음이 편안했다.

내 마지막 강의를 한 학기 내내 열심히 들어준 그 친구들에게 한마디 했다.

‘최선을 다해 살되 너무 열심히는 살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초조해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하루하루 시간을 투자하라고’


네 명의 제자들과 친구를 먹기로 했다.

가끔은 커피도 마시고 또 가끔은 같이 여행을 가고

또 언젠가는 그네들이 할 보육이나 교육사업장에

내가 가서 아이들하고 놀아주기로 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장 아끼는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