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여태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직장에 다니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서너 살이 될 때까지
한 번도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못 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일하는 분야의 세상 끝에서 춤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회사에서 보내준 해외연수에서 내 분야의 학자들을 만나면서 그런 결심을 했다.
6년 동안 다닌 회사에서 퇴직금을 받아서 미국에서 일 년 동안 살 돈을 마련했다.
아내랑 아이까지는 감당이 안 된다.
“자리를 잡으면 데려가마. 그때 오렴.”
“당신은 아이랑 먹고 살고만 있으렴”
태평양을 건너는 비행기에 올랐다.
그 당시 공부하기에 한참 늦은 나이에
아내와 자식을 두고 어떤 보장도 없는 미래를 앞에 두고
너무나 무모한 도전이었다.
일 년 안에 자리를 잡지 못하면 공부는 끝이 난다.
왜 걱정이 되지 않겠는가?
비행하는 내내 걱정을 했다.
한순간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늦었다고 생각하는 이 순간을 놓치면
내 젊음은 가고 영영 시도도 해보지도 못하고
평생을 후회하며 살게 되겠지.
생각을 해보자고….
만약 내가 실패한다면,
내가 설령 실패한다 해도 나라는 사람으로, 내 능력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아내와 자식은 굶기지 않는다. 그건 자신한다.
그렇다면 내가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다.
신나게 그냥 하는 거야. 한번 해보자고! 오케이?’
그 순간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자신감이 샘 솟고 미래에 대한 기대로 설렜다.
미국에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일 년 뒤에 가족을 데리고 왔고
미국에서 딸까지 하나 더 얻었으며
무사히 학위도 마쳤으며 그 세상의 끝에서 춤을 췄다.
그리고 한 번도 가족을 굶기지 않았다.
비행기 안에서 생각하는 방식을 한순간 바꿈으로써
걱정에 시달리지 않고 하고픈 일에 매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