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이다.
음력으로는 설을 지난 지 일주일 정도다.
추웠다가 날이 풀린 지 이틀 정도 되나?
뒷산에 오르다가 웅덩이를 들여다보니
어느새 개구리알이 부풀어 있다.
언제 개구리가 왔다 간 거야?
해마다 이때쯤 그런 의문을 품다가 곧 잊어버리곤 했다.
저게 수정이 된 걸 텐데
그러면 암놈 수놈이 같이 왔었단 말이잖아.
겨울의 끝에서 낮에든 밤에든
개구리가 우는소리를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여름날 잠을 못 잘 정도로 울어대는 개구리들인데
어찌 알을 저렇게 낳으면서, 소리 없이 했을까?
아직은 겨울인데, 먹을 벌레 한 마리 나타나지 않았는데
겨울잠에서 일어나 알을 낳고 다시 잠을 자러 간 건가?
에이아이라는 만물박사가 비서로 있다.
이때가 오면 알아봐야지 하다가 봄이 지나면 잊어버리던걸
에이아이 덕분에 오늘은 찾아본다.
봄 개구리도 운단다.
시끄럽게가 아니라 조용조용하게 그리고 사람도 새도 잠드는 밤에
얼른 만나서 연애하고 다시 땅속으로 들어간단다.
자기들은 다시 땅속으로 자러 가지만
차가운 물 속에 떠 있는 알은 어떤가?
물컹물컹한 젤리층으로 열 손실을 줄이고
또 알 안에 까만 점 같은 것이 있던데
그게 태양열을 흡수해서 배아를 죽지 않게 한단다.
아직도 추운 이때 알은 낳는 건
먹이를 선점하고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란다.
이른 봄에 먼저 부화한 올챙이가 경쟁자들이 나타나기 전에
물속의 이끼 등을 먹고 덩치를 키울 수 있단다.
또 물고기나 잠자리 유충 같은 천적들이 활발해지기 전에
얼른 자라기 위해서란다.
그랬군!
아직 겨울 같은 날
낮에 나타나거나 개굴거리며 나타나면
먹을 게 궁한 이 시기에 새나 산짐승들한테 ‘나를 잡아먹으세요.’라고
하는 거랑 다름없다.
한밤중에 자기들만 아는 낮은 울음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웅덩이에 모여서 은밀한 사랑을 하고 떠나는구나.
올해도 이렇게 또 다녀갔어!
알고 나니 개구리들이 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