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바다

251011

by 원호연

바다에겐 등대가 있더란다.

바위가 고운 가루가 될 때까지

거친 파도가 들이쳐도 등대 있어 살아갈 수 있더란다.

사람들의 무작위로 몰려와 큰소리치고 가도

바다가 그대로인 이유는 등대가 있어서란다

이게 사랑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서로를 할퀴어도 다시 비춰주고,

그 자리에서 묵묵히 들어주는

그런 관계가 문득 그리워진다.

거친 파도가 세차게 들이치던 내 삶에

시커먼 등대 하나 세워둘 걸 그랬다.

아무튼 그래볼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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