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130
대비하지 못한 급작스러운 날씨에 소란스럽게 움직인다. 셔터 내리고 차양은 미처 접지 않은 친절한 구석에 몸을 피한다. 같은 공간 아래 나와 한 사람이 더 온다. 갈대같이 내리던 비를 피하며 뛰어 들어온 그 사람을 어르신이라던가 노인이라던가 하는 호칭으로 남겨두고 싶진 않았다. 그 여자라고 부르는 게 좋겠다.
“아유 뭔 비가 갑자기... 좀 그치면 나가야겠네 “
그 여자
양손 가득 걸린 짐들에서 해방되지 못한 채 빗물 뚝뚝 흘리며 서 있다.
”학생 우산 없구나? 이거 가져가서 써 “
그 여자
광목의 옷자락에서 우산을 꺼내 건넨다. 살은 비죽비죽하니 금방이라도 검정 하늘을 찌를 거 같은 누추함
”사양 말고 써요. 시장 보러 갔다가 과일가게 아저씨가 누가 놓고 간 거라고 주더라고 “
그 여자
장마철엔 과일이 얼마나 맛이 없는지 올여름엔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린다며 속절없는 이야기들을 흐물거리는 입술로 조잘조잘 읊는다. 무미건조한 얼굴에 애써 주름 좀 잡아보려다가도 번번이 실패한다.
”아유 이제야 좀 그치네, 학생 나 먼저 가 “
그 여자 간다.
한 손 가득 찬거리를 가득 담아 간다.
빗물 쓱 털고 바닥에 물 자국 남기며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