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중요한 일

by 뉴요기

Scene 1

“아야~ 밥먹어라이”

우리 할머니가 등교시간에 아침을 먹으라고 재촉하신다.

우리 집은 아침밥을 거르면 큰일이 나는 집이었다. 그래서, 엄마나 할머니는 우리 네 남매가 아무리 늦어도, 아무리 아파도 속이 든든해야 한다며 아침밥은 꼭 챙겨주셨다.


Scene 2

“다녀오겠습니다!” 도시락을 집어 들고 집을 나선다.

우리 네 남매는 엄마가 싸주시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다. 고등학교 때는 두 개씩이라 어느 기간 동안은 엄마가 도시락을 7개도 싸셨다. 그래도, 보온통에 밥이 점심때까지 따뜻하게 유지되도록 뜨거운 물을 두 번씩 넣었다 빼 갓 지은 밥을 집 떠나기 바로 전에 넣어 주셨다. 점심때 열어보면 밥솥의 밥처럼 따뜻하지는 않지만 찬밥 아닌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친구 밥과 비교해도 내 밥은 여전히 따뜻했다.


Scene 3

“택밴대요~!”

매년 가을 추수 때면 쌀자루가 배달된다.

매년 아버지께서 주문하신 이천쌀이 도착한다. 이천쌀밥은 임금님 밥상에 오른다 하지 않았나? 우리 부모님은 맛있는 밥을 먹어야 한다며, 햅쌀이 오면 이때만큼은 항상 흰쌀밥으로 지어 드신다. 흰쌀밥에 김치와 김이면 한 그릇 금세 비운다.


Scene 4

“똑똑! 아침 먹자~”

우리 박가네 가족 17명 중 10명은 지금 미국 서부여행 중이다.

옆방에서 주무시는 부모님이 아침이 다 됐다며 부르신다. 아침마다 엄마는 여행 와서도 밥을 하신다. 밥을 지을 수 있고 라면도 끓일 수 있는 멀티솥을 세 가족이 각각 가져왔다. 한국과 다르게 110 볼트라 전력이 약해 밥을 뒤집고 물을 더 넣어 밥을 해야 촉촉하고 맛난 밥이 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셔서 벌써 밥을 하셨다. 엄마방에 들어가니 어제 깔아놓은 침대 옆 돗자리 위 옹기종기 모여 아침밥을 먹는다. 단골 반찬인 김과 김치. 국물도 필요하다며 라면도 끓여 주신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우리 부모님의 밥 사랑은 언제부터였을까?

우리 부모님은 어렸을 적 시골에서 넉넉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나셨다. 아버지는 두 부모님을 한국전쟁 때 잃으셔서 형과 단 둘이 먹을 걱정하며 유년시절을 어렵게 보내셨다. 어머니는 어머니의 아버님이 일찍 군대에서 유명을 달리하시게 되어 어렸을 적 직계가족들이 모여사는 마을에서 초중고를 다니시고, 취직을 위해 서울로 상경하시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두 분은 끼니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그리고, 바른 먹거리를 위해 아직도 김치는 직접 재배하신 배추로 김장을 하신다. 올해 96세이신 할머니의 말이 떠오른다. “내가 아직까지 살아있는 이유는 느그 아버지가 맛있는 거 많이 사줘서야~” 구수한 사투리로 말씀하신다. 그렇다. 먹거리 중에서도 밥을 항상 중요시 하시던 두 부모님 덕분에 할머니도 건강하시고, 우리 네 남매도 좋은 습관 덕에 건강한가 보다. 다이어트 때문에 잠시 소홀히 했던 밥. 잘 챙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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