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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중한 과거

이안이의 어린 시절

by 뉴요기

내가 시간여행을 한다면?이라는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항상 후회되는 시절 또는 내가 중요한 결정을 한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어렸을 적 봤던 이휘재 님의 예능프로그램 그래 결심했어 가 생각이 난다. 두 가지 선택 중 한 가지의 결말까지 보여주고, 나머지 한 개의 결말도 보여주며, 남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길로 가면 해피엔 등으로 끝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니 방송국은 그런 선택을 했어야만 했다라고 생각된다.


나는 과연 과거에 올바른 선택을 했을까?

항상 후회되는 시점으로 가서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로 생각했었다. 이휘재 님처럼. 예를 들면, 고3 때 공부를 내가 더 잘했다면? 내가 간 대학이 아니라 다른 대학에 원서를 썼다면? 취업이 아니라 대학원을 갔다면? 등등 지난 선택에 대한 후회로 가득한 질문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좋았던 시간으로 여행을 하고 싶다. 이번에는 행복하고 좋았던 시절로 가 보고 싶다.


2013년은 나에게 너무 의미 있는 해였다. 1월 이안이가 뱃속에 있다는 걸 알고, 맛있는 음식, 칼로리 높은 음식 등 평소에는 살찔 걱정에 먹지 못 했던 것들을 맘껏 먹었다. 태교 한다고 그 당시 훈남 가수 로이킴의 노래 ‘봄봄봄’을 항상 이어폰 통해 들었다. 일을 하고 있어 항상 지하철을 탔다. 미국은 정말 자리 양보를 잘해줬고, 베이비샤워 파티하는 막달까지 건강하게 잘 다녔다. 출산날 병원에서 몸무게를 재니 80kg이나 나갔지만 정말 행복한 임신기간을 지냈다. 드디어 9월 아들 이안 이를 낳고 이안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며 또 다른 행복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1년 넘게 기다린 아기라 더 그랬던 것 같다. 잘 먹고, 잘 자고, 혼자 잘 노는 이안 이여서 남편이 출근해 없을 때 나 혼자서도 집안일하며 이안이 케어도 잘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즐거운 육아를 하던 행복한 시절 중 하루로 돌아가보고 싶다.


이안이는 놀이터 나가서 그네 타고, 뛰어노는 것도 좋아했다. Day care center에서 아이들이 단체로 나와 놀면 피부색 다른 형, 누나들 사이에 껴서 같이 손잡고 놀고, 다 놀고 나면 데이케어 선생님이 아이들을 한 줄로 세운다. 이안이도 그 줄에 같이 선다. 이때 알아봤다. 정말 잘 어울린다. 또 창밖 보는 걸 좋아해 했다. 이안이가 돌이 지나 혼자 잘 걸어 다니는 어느 날, 본인의 작은 카트를 창가에 두고 딛고 일어나 창밖을 보았다. 창이 커 다 보이지만 조금이라도 더 멀리 보고 싶어서일까 꼭 까치발로 밖을 본다. 뒷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퇴근하는 아빠를 보면 좋아서 손을 흔들며 웃었다. 그 모습을 또 보려고 시간 맞춰서 올가 가는 이안이를 볼 때면 행복한 웃음밖에 안 나왔다. 이안이를 보려고 일부러 돌아오는 남편의 마음도 이뻤다.


그 시절 우리 세 식구 먼 타지 미국 뉴욕에서 으싸으싸 하루하루 서바이벌하며 살아가는 느낌이였다. 타지였지만 그래도 우리 같이 있어서 행복했다.



다리를 올려도 괜찮아요. 미국은 어린아이가 있으면 문이 더 이상 안열리게 잠금장치를 해 놓는다.
외국 누나와 형들 사이에 같이 줄을 서는 이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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