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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번지점프

두려움

by 뉴요기

나는 어드벤처를 사랑한다.

그래서 생명의 위협을 많이 위협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많은 액티비티를 해봤다. 매섭게 쏟아지는 계곡에서의 래프팅, 미국에서 롤러코스터만 있다는 Six Flags라는 곳에서 무섭게 떨어지기만 하는 롤러코스터, 바나나와 땅콩보트, 수상스키, 스키와 스노보드 등 흥미진진한 액티비티를 해왔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번지점프와 스카이 다이빙은 나에게 큰 경험이었다. 많이 두려웠다는 말이다. 그중에서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은 것 중 하나가 바로 번지점프이다. 그런 번지점프를 나는 두 번 했다. 미쳤다.


첫 번지점프는 경기도 청평이었다. 먼저 결제를 하고 각서를 쓴다. 나는 괜찮을 거라는 확신을 하며 동의를 한다. 이제 꼭대기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크레인 끝으로 올라갔다. 문이 열리니 긴 길이 보인다. 3-4명의 사람들이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고, 준비 다 된 한 명은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표정을 알 것 같다. 드디어 나의 차례. 몸에 하네스를 입은 상태에서 고리까지 장착하고, 점프대 끝에 섰다. 정말 뛰기 싫어졌다. 두려움이 몰려왔지만, 멋있게 뛰는 건 생각지도 못하고, 그냥 내 발을 앞으로 점프했다. 몸이 떨어졌다. 한없이. 나는 너무 무서워 손을 마구 흔들었다. 내 몸은 다시 위로 튕겼다 내려왔다를 반복했다. 무서워 손을 더 흔들었다. 그때 무언가에 맞았다. 바로 내 몸을 지탱해 주는 생명줄이었다. 정신 차리고 보니 눈 옆에 추억의 상처까지 얻었다.


나의 두 번째 번지점프는 뉴질랜드이다. 우리 7명의 가족이 설연휴 일주일 동안 뉴질랜드의 북섬과 남섬 여행을 했다. 퀸즈타운이라는 작은 도시의 외곽에서 카와라우 브리지에서 다시 한번의 기회를 잡았다. 번지점프가 처음 생겨났다는 곳이라 하여 안 뛸 수가 없었다. 7명 중 나의 언니와 나 이렇게 두 명이 뛰었다. 첫 번지점프가 생각났다. 점프대에서의 후회스러움, 내 몸이 튕길 때마다 느껴지는 공포, 눈 옆의 상처까지… 이번에도 비싼 돈을 지불하고, 동의서에 서명까지 마치고, 브릿지까지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뛰어내리는 사람들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이번에도 포기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100번은 한 것 같다. 브릿지 위에서 간단한 주의사항을 듣고, 내 발목에 파란색 수건을 칭칭 감았다. 그리곤 그 위에 밧줄을 걸 수 있도록 장치를 걸었다. 발이 묶여있어 총총걸음으로 번지대 끝까지 갔다. 나머지 식구들이 전망대에서 응원하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들렸지만 안 들렸다. 카메라에 치즈를 하라며 긴장을 풀어줬다. 안 풀렸다.

나는 안 되는 영어로 물어봤다.

“Head first?”

“Yes.”

“Okay”

“Ahhhh”

호기롭게 멋진 척 머리부터 떨어지고 싶어서 물었지만, 나는 결국 어정쩡하게 떨어졌다.

또 밧줄에 맞은 기억이 있어 손을 젓지 않으려고 애를 많이 썼다. 나는 송장처럼 가만히, 튕기는 밧줄에 몸을 맡겼다. 첫 번째 번지점프와는 다르게 손을 안 저었다. 그때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 어머 기절했나 봐! 어떡해.”

밧줄이 얌전해질 때, 줄을 더 내려 계곡에서 대기하던 보트 위 한 사람이 긴 막대기를 나에게 건넨다. 그 막대를 잡고 보트 안으로 무사히 들어가 앉았다. 첫 번째 번지보다 더 무서웠던 나의 두 번째 번지가 드디어 끝났다.


계곡이라서, 브릿지 위라서, 외국이라서, 더 두려웠던 것이 아니라, 이미 경험한 나의 두려움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나의 두려움을 더욱 크게 느껴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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