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속상한 일이 생기면
종종 술을 먹곤 한다
알코올이 들어가면
삶의 고민을 잠시나마
모두 잊을 수 있으니까
하루를 버티기 힘들 때
달빛을 안주 삼아 술기운에 기대어
그렇게 단 한순간이라도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보려고 한다
그러나 다음 날이 밝으면
어김없이 숙취가 찾아오게 되고
좀 더 뚜렷하게
현실을 자각하게 되며
띵한 머리를 누르면서
'술을 너무 많이 먹었나'하며
후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은가
술을 다시는 안 먹겠다는
다짐도 잠시뿐이며
결국 금세 잊어버리고
오늘도 술에 취하려 한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