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세이
동굴 속에는 평소에 느끼기 힘들었던
서늘한 공기와 바람이 불어온다
들어갈수록 어둡고 길도 좁으며
경사도 심해 발을 내딛기가 어렵다
밖에선 밝게 느껴지지 않았던
작은 불빛조차 여기선
굉장히 선명하게 느껴진다
사람의 마음속에도 동굴이 있지 않을까
외부 세상과 단절하고
자신만의 깊은 동굴에 갇힌 채
어둠 속에 홀로 있다 보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빠져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동굴은 터널과 달리
입구만 있고 출구는 없어서
들어갔던 곳으로 다시 나와야 하므로
너무 깊은 곳에 들어가면
누군가 도와주러 오지 않는 이상
혼자서 나올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