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시작

by 비누인형

모든 과거는 자산이다.


나만 아는 얼굴 빨개지는 부끄러운 기억, 후회의 기억이 솟구칠 때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고 생각하지만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안다.

그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그 이유는 그 선택을 해야만 하는 가장 큰 이유였을 테니까.


나이 듦이란

내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을 경험하며

당황하고 절망하면서

나 역시 불행을 피해 갈 수 없는 평범한 인간이란 걸 알아가는 여정이다.

꺾이는 시간은 조금 이르게 혹은 아주 늦게도 꼭 한 번은 온다.

부러지지 않기 위해서

모든 과거를 자산으로 축적하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


뿌리가 얕은 나무가 바람에 먼저 쓰러지듯이

감추고 지워서 듬성듬성 비워진 마음도 쉽게 무너져 내릴 테니까.

성공의 기억은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상실의 기억은 귀한 것들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키운다.

소소하고 작은 것들이 주는 기쁨들은 언제나 아픔을 겪은 뒤에야 알게 되는 것처럼.


실패나 죽음 같은 갑자기 닥친 불행 뒤에 알게 되는 모든 것들에

선처를 베풀기를.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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