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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 Jul 13. 2021

괴물

엉뚱한 매력


있잖아. 난 괴물을 좋아해


그래서 내 어린 시절의 대부분은 엄마아빠 몰래 침대 밑에서 잤지.

왜 침대 밑에는 괴물이 산다고 하잖아. 그래서 그랬지. 

그런데 괴물이 안 나타나더라. 그래서 난 사람이야.      


뭐?     


다른 사람들은 다 괴물에게 잡아먹히고, 사람의 탈을 쓰고 있는 괴물이지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남의 불행에 기뻐하고, 남의 행복에 배 아파할 수 없어.

이게 내 생각이야.      

    


뜬금없는 얘기에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듣고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긴 하였다. 요즘 세상이 미쳐가는 것과 다름없다 생각하여 사실 내가 살아있는 건지, 죽어서 지옥에 온 건지 가늠이 안 갈 때가 점차 늘었다. 평소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람인 건 알았지만, 정말로 엉뚱한 사람이었다. 괴물을 좋아하다니. 도통 알 수가 없다. 이 사람에 대해 알아갈수록 모르는 게 많아진다. 그럴수록 더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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